허무한 장면들

scene 1.

나를 사랑하지만 나와 미래를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을 것이다.

그저 미안했다.

scene 2.

우리는 서로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을 변호했다.

본인은 원래 상대방에 따라 바뀌는 사람이라며.

외면한 사이를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scene 3.

일상적인 연락에 답변이 없었다.

그동안 내 솔직한 감정을 장문으로 남겼다.

역시 답변이 없었다.

scene 4.

내가 좋다고 했다. 솔직했다.

scene 5.

너무 바빠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줬다.

아무 의미없는 선물을 아무 의미없이 사용했다.

scene 6.

내가 너무 아플때였는데, 연락이 없어서 자신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픈건 연락의 핑계가 되지 못했다.

상대방이 이러니까 나도 이럴거야 같은건 사랑이 아니라고 말했다.

scene 7.

새벽 세시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

scene 8.

날 귀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