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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디오션 Sep 08. 2021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

꿀빵, 충무김밥, 그리고 여행의 추억을 기억하며...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

 최근 여행을 다녀온 게 3주가 되지 않았다. 현재 살고 있는 곳도 관광지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여행지가 나에게는 그냥 일상인 곳이다. 해마다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것을 보면 이곳이 매력적인 장소인가 보다 생각되지만, 올래는 보이지 않는 위험, '코로나19'로 그것마저도 불편했다. 혼자 여행을 해본 적 있는가? 낯선 여행지에 혼자 떨어졌을 때,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하는 행동이 있다. 주변을 걸으면서 여행지의 냄새를 맡는 것이다. 환경에 낯을 가리기 때문에 익숙해 지기 위해 음식도 먹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출처:unsplash>


<여행의 동반자, 가족>

 1년에 한 번은 가족끼리 휴가를 계획하는데, 휴가라 해봐야 거창 할 건 없지만 걸으면서 억지로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휴가이지만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에는 '가족들에게 무심한 면이 많다.'라는 생각이 들어 휴가를 떠난다면 '숙소와 그곳에 도착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가장 확실한 공간으로 휴가를 떠났다.




 아버지의 직업은 배를 만드시고 규격에 맞게 건조(建造) 되었는지 확인하는 '감독관'이다. 이제 은퇴할 나이가 다되어 가시지만 아직 주말부부다. 대한민국의 큰 배들은 군산, 목포, 거제, 울산에서 만들어지는데 아버지의 직업 덕분에 이곳 도시들을 나 역시 한 번씩 가보았다. 아버지 원룸은 지금 '거제도'에 있다. 이번 휴가의 숙소를 아버지의 원룸으로 정하고 1박 2일의 여행을 떠났다. 현재로는 가장 안전하다고 생가한 곳이 아버지 숙소여서 목적지는 통영과 거제로 정했는데 몇 번 일 관계로 방문한 것도 있어서 새로운 건 계절과 고가는 사람들뿐이다.


<충무김밥>


<원조와 진짜의 전쟁>

 통영에 가면 '충무김밥'과 '꿀빵'을 추천한다. 가게마다 '원조'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이름에 속으면 안 된다. 물론 나는 몇 번의 실패와 경험으로 어떤 '충무김밥' 집이 가장 맛있는지 알고 있다. 인간의 경험은 이런 것이다. 길만 알면 누구보다 쉽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 내가 아는 김밥집 앞은 긴 줄이 늘어져 있다. 충무김밥의 매력은 심심한 밥맛과 오징어무침, 깎두기와 함께 입안에서 맛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그래서 매 순간 김밥과 깍두기의 비율을 신경 써야 한다. 꿀빵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김밥은 김이 얼마나 좋은지가 핵심이지만 꿀빵은 얼마나 균일한 두께의 꿀 코팅을 입힐 수 있느냐가 기술의 핵심이다. 호객행위를 하면서 손님들에게 꿀빵을 판매하는 청년들 가게가 있었다. 옆집의 오래된 가게는 티브이에도 많이 나오고 해서 이미 손님들로 인산인해였는데 이미 맛본 맛이라 이번에는 청년들에게서 꿀빵을 샀다. 맛도 맛이지만 앞으로 청년들이 꿀빵을 열심히 팔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음식을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고 산책을 했다. 이번 휴가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잘 아는 곳'으로의 여행이었다. 김밥은 늘 알던 맛이지만 먹는 순간에도 '이곳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맛'이라는 생각과, '꿀빵, 나름 잘 만들었네. 내년에는 또 청년들의 실력이 얼마나 늘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가족들과 대화를 했다.


 

<출처:unsplash>

<나에게 여행이란>

 여행의 뜻은 '나그네 여'에 '다니다 행', 나그네처럼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나그네처럼 여기저기 다니지만 이번 여행은 가장 안전한 곳을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고 온 감각을 통하여 주변을 파악하면서 '생각'과 '영감'을 얻게 된다. 내가 여행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를 만들고, 결과물을 얻어내야 하는 나에게 주는 새로운 실마리'라 할 수 있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라고 한다. 충무김밥처럼 심심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쓰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앞으로도 안전한 곳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꿀빵의 실력 향상도 응원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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