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살면서 유럽 여행 #포르투갈 #포르투 #2부
한 나라의 감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당연히 그 나라의 사람인 것이 당연하다.
포르투갈이란 나라의 사람들, 포르투갈의 분위기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당연히 포르투갈 사람인 것이다.
알바로 시자(Alvaro Siza)는 포르투갈의 최고의 모더니즘 건축가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모더니즘 건축은 심플하고 간단한 건축을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시자는 그 모더니즘 건축에 포르투갈 사람들의 감성을 담은 조용하고 사색적인 건축을 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1992년에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알바로 시자는 학교 레스토랑 박물관 교회 등 정말 다양한 건축을 선보이는 건축가이다.
포르투갈 내에서 많은 작품들을 설계했었고 한국에도 몇 개의 건물을 설계한 바 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세랄베스 박물관은 알바로 시자의 박물관으로는 초기 작품들 중에 하나이다.
이 박물관의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따라오라는 듯한 느낌의 벽을 오른쪽에 두고 앞으로 걸어가게 된다.
건축가의 섬세한 설계라고 생각한다.
보통 벽을 끼고 있으면 벽 쪽으로 붙게 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이고, 벽의 반대인 열린 쪽으로 사람은 시선을 돌리게 된다.
그렇게 공원의 전경을 왼쪽에 두고 왼쪽을 보며 박물관의 입구를 향해 걸어가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걸어가다가 높은 벽 너머로 나무 한 그루가 담백하게 서있다.
알바로 시자 건축의 가장 큰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면이 펼쳐진다.
침묵하는 공간, 사색의 공간이 알바로 시자 건축의 특유의 특색이다.
느낌적인 느낌을 받는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 알바로 시자가 설계할 때 항상 창조하는 공간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심플하고 별거 없는 공간이지만 그 공간은 분위기로 가득 찬다.
필자는 쉬운 듯하면서 어려워 보이는 알바로 시자의 건축이 정말 마음에 든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오게 되면 리셉션에서 티켓을 사고 바로 중앙에 넓은 공간이 나온다.
천창을 통해 빛이 들어와 한국의 중정 같은 느낌의 연출이 된다.
바닥부터 허리 높이까지 올라오는 대리석 패턴과 흰 칠이 돼있는 벽은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담백하지만 고급스러우면서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중앙의 홀에서 전시 공간들, 도서관,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의 공간들로 연결이 되어있다.
전시 공간의 내부를 돌아다니면 내부 전시 공간을 돌아다니다 보면 빛을 가지고 노는 시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천창이 뚫려있었고, 흰 벽으로 가득 찬 지루할 수도 있는 전시 공간 안에서도 주변(공원)의 초록을 끌어들이게 해주는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는 전시 공간의 벽면을 따라서 빛을 끌어들이지 않고, 살짝 옆으로 방향을 틀어서 나있어서 내부로 빛을 더욱 부드럽게 들여온다.
은은한 빛을 더욱더 창출해 내는 데는 간접조명도 한 역할을 한다.
간접조명이란 것은 빛을 비추고자 하는 곳으로 직접 빛을 뿌리는 게 아니라 공간 전체를 빛으로 달궈서 공간의 밝기를 조정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조명을 사용했을 때보다는 조금 어둡긴 하지만 그래도 직접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간접적인 빛을 비추어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살린다.
박물관의 2층을 가보면 식당이 있다.
근대 건축의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가로로 긴 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냥 식사만 하더라도 분위기 때문에 밥이 절로 넘어갈 공간이다.
단순히 이론적인 건축의 요소로 보기보단 공간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본다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주변의 경관을 정말 그대로 내부의 그림처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자연광을 좀 더 넓게 내부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횡으로 긴 창은 천장이 낮은 느낌을 받게 하지만 답답한 느낌을 들게 하지 않고 오히려 천장이 높은 실내에서의 느낌과는 다른 공간감을 느끼게 해준다.
자연광만을 끌어들였을 때에는 좀 어두운 감이 있겠지만 그 문제점을 시자는 다시 한번 간접조명으로 해결한다.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어두운 공간이지만 정말 자연스러운 공간을 설계했다.
물론 당연히 필자가 찍은 사진이 아니다.
저 장면을 찍을 수 있는 돈이 있었더라면 가난한 여행을 안 했을 것이다...(눈물)
인터넷에서 발견한 Leça 수영장의 전경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구하기 위해 퍼온 사진이다.
딱 봐도 아름답다.
바다와 함께 있는 수영장 중에 아마도 가장 아름다우면서 조화로운 수영장이 아닐까 싶다.
바닷가에 수영장을 설계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설계의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다.
알바로 시자는 자연을 닮은 건축, 자연을 끌어들이는 건축을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계를 할 대지의 느낌을 방해하지 않는 그런 건축을 하기 위해 시자는 주변의 돌과 비슷한 느낌의 재질의 매스를 설계한다.
사진을 보면 기존의 대지에 있는 텍스처와 설계된 매스의 텍스처가 이질감 없는 설계를 볼 수 있다.
심지어 수영장의 풀장들도 바위들 틈에 콘크리트로 간단하게 울타리를 치는 형식으로 설계해 놓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풀장 근처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면 말 그대로 수영장 풀장 바로 밖에 바다가 보인다.
바닷가의 요소들인 물과 모래 그리고 바위가 건축의 요소인 콘크리트를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자의 건축이 자연을 침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Leça 수영장의 설계에서 나타난다.
그의 건축 곳곳에 자연을 향한 배려의 디테일이 보인다.
단순히 배려하지만 건축적으로 봤을 때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설계가 된 매스 안에는 그래도 확실히 건축과 자연을 구분 지어 필요한 공간들을 설계하였다.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옷을 환복 할 수 있는 남, 여 탈의실과 화장실, 샤워실 등의 기본적으로 수영장에 필요한 공간들이 설계되어져 있다.
콘크리트로 기본적인 틀을 짜고 목재로 내부의 공간들을 나눠놨다.
가까운 쪽에 급한 사람들이 찾을 수 있게 화장실을 배치하고 안쪽에는 환복을 하고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였다.
단순히 콘크리트와 나무로 설계되어져 있지만, 긴 복도를 따라 이동하게 되면 보행자가 이동하는 동안 변하는 풍경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고 그 공간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낸다.
천장이 막히지 않은 복도에서 포르투갈의 좋은 날씨나, 비가 올 때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복도는 변화하는 시퀀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어두운 회색의 콘크리트와 어두운 목재를 이용하여 설계된 내부 공간들은 따로 빛이 들어오지 않게 설계되어져있다.
알바로 시자의 건축은 시대적으로 봤을 때는 확실히 모더니즘 시대의 거장다운 솜씨를 보인다.
아름다운 예술 같으면서도 사람과는 멀지 않은 친숙한 느낌의 건축을 느낀다.
그의 건축에서 그는 자연을 좋아하고 자연을 건축에 많이 포함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
클래식한 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갔던 건축가라고 할 수 없는 센스 있는 설계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존경이 절로 생기고, 그의 건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포르투를 간다면 그의 건축을 반드시 보고 오길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