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Myeongjae Lee
LJ532.
21:10, 탑승구 6, 좌석 54F
08:30, 아내를 사무실에 데려다주고, 옷 입은 김에 각종 재활용 쓰레기와 음식 쓰레기를 처리했다.
09:00, 식기세척기에 설거지를 돌리고 수건 빨래를 돌렸다. 대충 아점을 먹고 빨래를 건조기로 옮겼다.
13:30, 둘째를 아내 회사 앞에 내려주고
14:00, 사진관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CLOSE>에서 <OPEN>으로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바뀌자마자 들어가 어제 찍은 둘째 증명사진을 받아왔다.
14:25, 아내 회사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서 다른 직원 분에게 차키를 전달했다.
14:40, 한 블록을 걸어 버스를 타고 중앙로터리에 내려서
14:55, 커피집에 들어가 차 한잔과 함께 잠시 숨을 돌리며 첫째를 기다렸다.
15:15, 버스를 타고 제주시로 넘어갔고, 내려서는 택시를 타고 제주아트센터로 가서 공연을 보았다.
18:45,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첫째와 함께 따뜻한 국수를 먹고 버스를 태워서 보냈다. 늦은 시간에 공항에서 혼자 버스를 타고 먼 길을 갈 수 있는 나이가 되다니, 감동이다.
정신없이 일정을 마치고 비행기 좌석에 앉았는데, 잠시 잊고 있던 현실이 눈앞에 떠올랐다.
내일 아침 회의시간을 또 어떻게 감내해야 하나.
아내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나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어떵어떵 되겠지."
어떻게 되겠지. 또 그 시간이 지나가겠지.
비행기가 뜨자마자, 벌써 제주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