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Myeongjae Lee
OZ8981.
18:45, 탑승구 16, 좌석 39K
19:40(4.12.금) LJ515 → 항공사 변경 통보 → 19:05 LJ513 → 취소
한 열에 둘, 넷, 둘. 총 여덟 자리.
큰 비행기라 그런지 흔들림도 우아하다고 해야 할까. 이 정도 강풍에 이 정도 흔들림의 승기감(乘機感)이라면 어떤 날씨에도 늘 웃으며, 마음 조리는 순간 없이 비행을 즐길 수 있겠다 싶다. 다음에도 큰 비행기 타고 싶다.
아빠 지하철 타고 공항 가요,,@@;
시간차를 두고 톡 아래 달린 가족들의 엄지 척과 하트. 그제야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진다.
날이 많이 길어졌다.
사람 보는 눈이 다 비슷한가 보다.
비행기에 올라서 자리를 찾아가다가, "어, 손ㅅㄱ인가?" 하는 느낌에 다시 한번 비즈니스석을 돌아보았다. 긴가민가 했다.
자리에 앉았는데, 같은 열 저쪽 사람이 일행 한 명에게 "손ㅅㄱ 봤냐?"라고, 가서 얼른 보고 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일행은 얼른 일어나 들어왔던 길을 슬금슬금 거슬러 갔고,
그 사이, 보러 오라고 말한 그 사람은 또 다른 일행에게 "사실은 그냥 닮은 사람인데, 크크."
손ㅅㄱ를 보러 나간 그 사람은, "아이씨, 속았잖아. 그냥 닮은 사람이잖아."
비행기에서 한 번 즈음은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 둘이 있다.
한 명은 승무원으로 일하는 친한 후배.
아직 미혼인 그를 기내에서 만난다면, 큰 목소리로 "아빠!"라 부르며 그에게 큰 당혹스러움을 선물해 줄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아이유.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다니던 회사가 없어지면서 일부는 A회사로, 일부는 B회사로 갔고, 또 일부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공항을 오갈 때면 제주에 적을 두고 있거나, 제주에 가족이 남아 있어 제주를 종종 오가는 그 헤어진 후배들을 우연히라도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두리번거리게 된다. 제주든 김포든 그렇게 우연히 공항에서 마주친다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모실 거다.
18:51 브리지 벗어나 활주로 진입
19:05 이륙
19:35 "캐빈크루 프리페어 포 랜딩"(착륙예정시간 20:06까지 27분, 100km나 남았는데)
19:59 착륙
20:05 브리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