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Myeongjae Lee
KE1336.
20:55, 탑승구 5, 좌석 38F
20:30(4.14.일) KE1330 → 변경 → 10:00(4.21.일) KE1166 → 변경
김포공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육지 거처로 돌아가는 길,
급행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걸어 배웅 나왔던 아내가 나를 태운 버스를 떠나보낸 뒤 SNS에 남긴 글을 보고 가슴이 먹먹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집에 도착해서 그 글을 봤다면 아마, 혼자 눈물을 펑펑 쏟았을 것 같다.
...... But the monent of saying goodbye comes without exception and it feels like we will never get used to it.
다음을 기약하며 늘 웃으며 헤어지지만, 리쌍의 노랫말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그리움으로 늘상 마음 한 켠이 배고프고, 허기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상황 속에서 나름 애쓰며, 잘 살아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나만 잘 살면 아무 문제없겠다 자조가 나온다. 실은 내가 가장 위태위태하다.
어른이든 아이든 서로에게 뭐랄 것 없이 각자가 스스로의 삶에 정직하고, 자신의 삶을 애정하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담백하게 살아낸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한 발치 떨어진 곳에는 나를 응원하는 그 누군가들이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뭐든 버텨낼 수 있을 만한 위로가 된다.
문득 궁금했다.
지난번 제주에 올 때,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기장은 벌써 승무원들에게 착륙 준비를 하라는 멘트를 날렸고, 이래저래 분주하게 착륙 준비가 시작되었는데, 실제 활주로에 내린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그냥 그 시간의 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었다.
18:03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18:29 제주공항 행 급행버스를 탔다.
20:39 5번 게이트를 통과해 버스를 탔고, 비행기 트랩 앞에 내렸다.
21:06 "1336편 출입문 닫겠습니다."
21:09 활주로로 이동했고,
21:20 "곧 이륙하겠습니다."
21:22 활주로를 가속해 달렸고 이륙했다.
21:29 비즈니스석부터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콜라 한 잔.
21:30 도착예정 시간이 22:15 이라고 찍힌다.
21:43 도착예정 시간이 22:13 이라고 찍힌다. 888km/h 맹렬히 날다가 846km/h로 날았다.
21:50 "캐빈크루, 프리페어 포 랜딩, 플리즈" (이륙한 지 28분 만에..)
22:02 "우리 비행기는 곧 착륙하겠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주십시오."
22:14 착륙 (착륙준비 멘트 한지 24분 뒤에..)
22:18 브리지 도착
23:52 육지 거처 도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