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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ing Feb 18. 2024

2024 파리 올림픽만의 특별한 디자인(DEI)

섬세한 차이, Pictogram design


DEI, 들어보셨나요?

요새 참 화두인 키워드죠.

용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DEI는 D(Diversity: 다양성), E(Equity: 형평성), I(Inclusion: 포용성)를 의미하는 약어입니다. 조직과 사회에서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인이 존중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과 정책을 뜻해요.


저는 UX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DEI에 대한 관심을 특히 더 높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개개인을 존중하고 특정 집단을 차별 혹은 배제시키지 않는 사용자 경험이, 디자이너로써 지향해야 할 UX일 테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최근 우연히 본 2024 파리 올림픽 브랜딩 디자인에서도 위와 같은 DEI 전략이 눈에 띄었습니다. 굉장히 섬세하고 좋은 시도라 느껴져서 공유해보려 하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흥미로우셨으면 좋겠네요.  :-)





파리 올림픽의 DEI 디자인, Pictogram

DEI design in Paris Olympic branding


ⓒ 2024 paris olympic

그 디자인은 바로 파리 올림픽 픽토그램입니다. 특별한 점을 눈치채셨나요? 혹시 '뭐가 특별하지?'라 갸우뚱 중이시라면, 비교 사진 하나를 더 보여드릴게요. 파리 이전 3번의 하계 올림픽 픽토그램입니다.



ⓒ London, Rio, Tokyo olympic

어때요, 이번에는 알아차리셨나요?

픽토그램에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게 왜 DEI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건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 듯해요. 이유는 꽤 간단합니다. 올림픽 종목으로 소개되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정말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즉슨, 픽토그램처럼 두 팔이 자유롭고, 두 다리가 건전한 사람들 외에도 해당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illust ⓒ Greening

물론 올림픽 경기에 참여하는 운동선수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사항입니다. (패럴림픽 Paralympic Games 제외/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 하지만, 올림픽 경기를 볼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어떤가요? 정말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각자의 방법대로 운동을 경험하고 있을 테고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Pictogram

Pictogram without people


User's thought ⓒ Greening

❶ 사람을 등장시키기보다 ❷ 종목의 특징(이용 도구, 경기장 모양 등)만을 집중하여 표현한 픽토그램은, 전자에 비해 훨씬 더 중립적인 인상을 줍니다. 왜냐하면 이미지 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배드민턴을 치는 '통상적인' 모습에 대한 관념을 형성]시킵니다. 그에 반면 이미지 는 순수히 종목의 구성 요소만을 표현했기에 [배드민턴을 치는 다양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하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는 거예요.


올림픽 픽토그램은 여러 언론이나 자료에서 이용되는 글로벌 공식 시각 요소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픽토그램을 보게 되겠어요. 따라서 파리 올림픽은 해당 디자인과 같은 픽토그램을 내세움으로써,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기간 동안-종목 그래픽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질 개인들을 배제하지 않고 '모두가 존중받고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 경험'을 자연스레 제공하게 됩니다.



illust ⓒ Greening

이는 올림픽 경기를 챙겨보는 내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아주 사소한 부분' 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전 세계가 열광하는 국제 경기인만큼, 경기를 즐겨 챙겨볼 다수의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라도 포용적인 영향력을 끼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사려 깊고 섬세한 디자인이라 봐요.




ⓒ 2024 paris olympic

여담이지만, 나름 사람 대신 종목을 구성하는 요소로만 표현된 디자인이 재밌지 않나요? 물론 정보가 많아 직관성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경기를 잘 모르는 제 입장에선 그림이 상세한 만큼 '이 게임은 이런 모양의 코트에서 경기를 하겠구나-' 하며 대강 감이 잡히기도 하고, '이런 모양의 코트에서는 도대체 어떤 게임을 할까?'며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네요. 어찌 됐든 시대 흐름을 잘 반영한, 흥미로운 시도라 생각됩니다 :)







안녕하세요! 브런치 첫 글로 인사드립니다. 첫 글이어서 그런지 괜시리 횡설수설한 것 같고, 긴장도 되고 그르네요. 앞으로 디자인과 관련한 재밌는 인사이트들 그리고 제 생각들을 차곡차곡 모아보려 합니다. 모쪼록 짧은 글이지만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며..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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