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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 cool Aug 17. 2024

엄마는 왜 그럴까?

오롯이, 믿어보기

엄마는 늘 잘 믿는다. 


우리말도 잘 믿고,

남의 말도 잘 믿고,

사람 말을 잘 믿어준다. 


무슨 말을 들으면,

"근거가 뭐야?"

"팩트는 뭔데?"

라고 묻는 나와는 달랐다. 


어느 날, 부모님과 식사하기로 예약한 식당에서 전화가 왔다.


예약한 날 낮에 매장 공사를 진행하게 되어서

부득이하게 모실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대신 저녁 시간대에 방문해 주실 수 있냐는 제안에

그렇게 하겠다고 기분 좋게 예약 시간을 변경했다. 


엄마에게 예약 시간 변경에 대해 전하면서,

잔뜩 의심을 실어 보냈다.


"엄마, 낮에만 하는 공사가 뭐가 있을까?

혹시 그 시간대에 전체 대관 행사가 있거나,

아니면 다른 중요한 손님을 받아야 해서

그렇게 핑계를 댄 건 아닐까?" 

 

엄마는 너무나 태연하게 말했다. 


"낮에 하는 공사가 있을 수도 있지.

우리도 밤엔 공사 안 하잖아. 

소음이나 이런 문제로 낮에 긴급하게 할 수도 있지."


믿는다는 건 이런 거였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그냥 믿어버리는 것. 


말의 진위를 따지기보다, 

그냥 그 사람을 믿어보는 것.


오롯이, 믿는다는 건 그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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