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움을 내려놓은 시간
올봄은 개인적인 일들로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팠다. 몇 개월 전에 예약한 딸과의 베트남 여행은 잠시나마 힐링이었다.
하루 온종일 인피닛수영장에서 바다를 보다 지치면 나와서 쉰다. 다시 팜트리 사이를 걷다가 맛있는 것을 먹는다. 또다시 수영하고 맛있는 것 먹고 해 떨어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본다.
숙소가 자연친화적이라서 도마뱀이 방에 돌아다닌다. 처음에 자려고 누웠는데 뭐가 팔 딸 팔 딱 뛰는 소리가 크게 났다. 우리 둘이 놀라서 일어났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딸이 미리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도마뱀이 있다는 것이다. 꽥꽥하는 특유의 소리도 바로 도마뱀 소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두 번째 날은 드디어 도마뱀과 눈이 마주쳤다. 자기가 더 놀라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이제 소리가 나면 “그래, 알았어. 너 거기 있는 거. 그만하고 잠 좀 자자.”라고 말할 정도까지 되었다.
화장실 및 샤워실이 실외에 있고 샤워기 위 하늘이 보이는 구조다. 방충망으로 되어있다.
여행하면 역시 조식을 먹는 재미를 빠트릴 수 없다.
숙소의 규모가 아주 커서 해변과 팜트리가 즐비한 숙소들의 안 쪽으로 두 개의 풀장과 두 개의 식당이 있다.
조식은 안쪽의 식당에서 하는데 조망이 무척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선셋이 아름다운 리조트라서 선셋레스토랑이 인기 있는 곳이다. 우린 일몰 때 주로 인피닛수영장에서 지는 해를 하염없이 멍하니 봤다.
살아서 숨 쉬고 자연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