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
비가 조금 내리지만 우산을 쓰지 않은 이들도 많다. 털이 복슬거리는 큰 개를 데리고 장을 보러 나온 현지인들이 종종 눈에 띈다.
여행 중 개들만 보면 집에 있는 우리 강아지 생각이 절로 난다. 유럽은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되는 곳이 많다. 견주들의 반려견 동반 예절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주로 큰 개들이 주인과 다니는 모습을 많이 접한다. 작은 개들을 선호해서 점점 유전적으로 기형이 태어나기도 한다는 우리네 경우와 매우 다르다.
나는 토이 실버 푸들을 입양했다. 벌써 4살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여행을 마음 편히 못 다닌다는 점이다. 물론 강아지 호텔도 있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남아 돌보면 여행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번 여행은 다소 위안이 되었다. 그나마 강아지를 돌볼 가족이 있어서다.
나는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도 정보도 없이 홀린 듯이 강아지를 입양했다. 가게 유리 진열장에 상품처럼 갇혀있었다. 어른손바닥크기만 한 검정 푸들인데 나중에 실버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생후 3개월 된 강아지였다. 우리 강아지, 깜뽀는 나와 인연을 맺은 몇 개월 만에 두 뒷다리를 모두 슬개골 탈구 수술했다.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가 탈구되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생후 1년 내에 두 번의 마취와 더불어 수술을 했다. 강아지를 양육하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작고 귀여운 아이를 찾아 펫 샵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반성하고 후회했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은 우리 가족이 되었다. 나의 간호와 깜뽀의 자생 능력으로 아픔을 딛고 지금은 잘 뛰어논다. 깜뽀가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우리나라는 목줄(리드줄) 착용이 2미터 이내다. 나는 좁은 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잠시 멈추고 목줄을 아주 짧게 잡고 비켜서 있는다. 깜뽀는 아주 순하다. 지금까지 산책 시 짖은 적이 없다. 그러나 견주로서 예의를 지킨다. 반려동물을 보기만 해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리드줄 2미터의 법이 시행되기 전 줄이 너무 짧다고 불평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내가 본 외국인들은 리드줄을 그리 길게 잡고 다니지 않았다.
깜뽀는 우리 공방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공방에 오시는 분들이 거의 깜뽀를 좋아하셔서 다행이다. 만약 알레르기 있는 분이 방문하게 되면 집에 두고 출근한다.
깜뽀랑 거의 매일 함께 공방에 출근한다. 우리 강아지는 공방 마당 잔디에서 실컷 논다. 깜뽀가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독일의 뮌헨 빅투알리엔 시장을 돌면서 깜뽀 생각에 한국으로 마음이 순간이동했다.
맥주 마시러 가자
오늘은 비가 내려 빅투알리엔 외부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지 못했으니 실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는 서둘러 분위기로 한몫한다는 맥주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