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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베투 My Better Today Jul 01. 2024

#4 구의역 맛집 콩나물국밥 삼백집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면 사람을 만나라 

어젠 두 개의 약속이 있었다. 오전엔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언니와 만나 점심을 하고, 오후엔 사업가들이 모여하는 독서모임에서 2명의 사업 러닝메이트들을 만났다. 12시에 첫 번째 약속에 가서 3시간 동안 대화하고, 3시에 독서모임을 시작해 곧 결혼하는 스터디원의 청첩장모임까지 끝내고 나니 밤 10시. 거의 10시간을 누군가와 대화한 셈이다. 지하철을 타고 집을 오는 동안 생각했다. 역시 여자의 수다란.


2020년에 첫 사업을 시작해 2024년이 되었다. 지난 4년간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느라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인색해졌다. 최근에 읽은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생존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생존(그리고 종족번식)에 필요한 식욕, 수면욕, 성욕이 채워지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인데, 이를 반대로 말하면 생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기 위해 우리 몸은 행복이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본적인 욕구들 외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그건 인간관계를 통한 행복인데, 집단을 이루는 것은 원시인간에게 생존확률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였으므로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동안 우리 몸은 더 자주, 그렇게 하도록 행복이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책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도 해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데, 이 관점에서 보면 나는 지난 몇 년간 친구들과도 거의 못 만나고 일에 파묻혀 살았으니 어쩌면 항상 약간의 공허한 마음을 가진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하루, 그리고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과 다시 교류를 하고 있다. 평소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외로운 느낌을 가질 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감정도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가족에게 상처받은 일이 있어 오랜만에 펑펑 울기도 했는데, 그 빈자리를 내 주변에 이렇게나 좋은 사람들이 함께 채워주니 금방 털고 일어설 수 있었다. 뭔가 불행하다 느껴진다면,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자! 그리고 만나서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해보자! 내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어줄 테니.



오늘은 매주 토요일에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광진구에 왔다. 10시에 일을 시작하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40분 일찍 왔다. 지난주에 강아지가 아파서 못 왔던 국밥집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해보기로 했다. 


내가 콩나물국밥을 처음 먹었던 건 20대 초반이다. 아마 22? 아님 23이었을까? 어른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가게 되었는데 솔직히 가는 동안 '고작 콩나물국밥? 그걸 돈 주고 사 먹어? 집에서 엄마가 콩나물국 해주는 거 먹어도 되는데?' 하며 불평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막상 처음 먹어본 콩나물국밥의 맛은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살면서 어떤 음식을 먹고 "우와!" 하는 느낌을 받는 일이 종종 있는데, 콩나물국밥도 그중 하나였다. 



이 가게는 전주에서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주인이 하루에 3백 그릇만 만든다고 해서 삼백집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서울에 위치한 이 매장도 9시라는 이른 아침이 무색하게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요즘 난 아침 1끼만 제대로 먹는 1일 1식 비슷한 걸 하고 있는데, 도저히 콩나물국밥만 먹고 하루를 버틸 자신이 없어 만두 4pc를 추가했다. 



고추만두는 아주 맛있었다. 튀김 정도도 적당하고 정말 바삭했다. 막 튀겼는지 김이 모락모락 났는데, 안에 소가 많지 않고 적당해서 튀김옷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콩나물국밥 등장! 콩나물국밥 하면 역시 계란이 들어가야지. 콩나물국밥은 전라도 지역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특히 전주와 남원에서 발전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삼백집이 전주 콩나물국밥집으로 유명한 것은 그만큼 뿌리가 제법 깊다는 의미이기도 한 셈이다.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에는 콩나물 외에 김치, 고추등이 들어간다. 밥의 양이 많은 것 같진 않았는데, 추가로 달라고 하면 따로 준다고 하니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듯하다. 꽤 유명한 콩나물국밥 맛집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내가 기대한 맛은 아니었다. 우선 내 입맛에는 좀 짰는데, 첫 한 숟가락을 먹고 들은 첫 번째 생각이 "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김치나 기타 재료들이 추가로 들어가 있어서 콩나물 본연의 맛이 많이 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사실 이 날의 메인디쉬였던 콩나물국밥보다 만두, 그리고 반찬으로 나온 김치가 맛있어서 야금야금 잘 먹었다. 다시 방문한다고 묻는다면 글쎄.. 역에서 생각보다 좀 걸어가야 하기도 해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토요일 아침에 또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근처에 볼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할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주차장이 넓어서 차를 가져가는 경우라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방문하게 된다면 잊지 말고 만두는 8pc로!! 


어쨌든 오늘 하루 또 기분 좋게,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한 나 자신에게 격한 칭찬을 보내며..!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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