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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베투 My Better Today Jul 24. 2024

[말타고 야외취침하는 몽골 어드벤처] 1번째 여행기

내가 몽골을 가게 된 이유는 2가지다.

여행을 매우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하루는 그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였어?" 분명 이탈리아나 미국, 아니면 멕시코 같은 이름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의 대답은 꽤 의외였다. "몽골. 밤에 화장실을 가려고 게르를 나왔는 데 눈앞에 별이 막 쏟아지는 거야.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어." 분명 굉장히 이성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해 주었던 기억이 나는 데, 왜인지 그 장면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그 순간 언젠가는 몽골에서 별이 쏟아지는 걸 내 눈으로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 몽골여행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던 건 소개팅에서 만남 남자였다. 결과적으로 소개팅은 잘 안되었지만 그때 그 사람도 몽골여행이 특히 좋았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그의 경우엔 그 이유가 달랐다. "몽골에서 별을 본 것도 무척 좋았지만, 말 타고 초원을 달렸던 게 가장 좋았어요. 말을 원 없이 탔던 것 같아요." 그 분과의 인연은 단 하루였지만, 그는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나에게 심어주었는데 그건 언젠가 몽골에서 말을 타겠다는 바람이었다.



2024년 여름이 시작하던 무렵. 4년 동안 이어온 사업을 정리했다. 30살에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34살이 되면서 모든 걸 내려놓게 된 것이다. 감사하게도 안 좋은 쪽으로 정리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30대 중반이 된 어느 날 백수가 된 것이다.


그동안 매우 바쁘게 일해왔던 나를 알고 있었다. 내가 많이 지쳐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당장 수입이 없어진다는 불안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한계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다음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짧은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사주엔 역마살이 두 개나 있다는데, 팔자에 맞춰 그럼 여행을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수개월 지냈던 다낭에서 좀 쉬다 올까, 아님 돈은 많이 들겠지만 미국 뉴욕에서 한달살이를 해볼까. 그렇게 후보지를 추려내던 중에 몽골이 떠올랐다.


몽골에서 별을 봐야지. 몽골에서 말을 타봐야지. 그래. 몸도 20대만큼 쌩쌩하지 않은데 지금이 아니면 이런 고생하는 여행 언제 또 하겠어? 몽골로 가자. 그렇게 나는 사업정리를 앞둔 3월의 어느 날, 몽골 울란바토르로 떠나는 비행기의 한 자리를 예약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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