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 Republic Jun 05. 2023

[작가 되는 법 #1] 작품 소개에 사활을 걸자

신인이 상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신인이라면 출간작이 없거나 종수가 적기 때문에 소위 대박작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글을 쓰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투고보다는 연재 후 컨택을 선호하는데 독자 반응을 직접적으로 살펴보면서 동시에 출판사 측으로부터 연락이 먼저 오기 때문에 협상 시 조금 유리합니다. 선인세를 불러 볼 수도 있고, 관작이나 선작, 댓글과 좋아요 등의 지표로 작품의 매력도가 직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작가 커뮤니티에 작품을 처음 쓰는데 미공 투고를 고려하거나 연재 성적이 낮아 고민이라는 내용이 주기적으로 올라오는데요. 다른 분야에서는 초심자부터 성공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웹소설이나 글쓰기만큼은 처음부터 성공을 바라고 뛰어드는 분들이 많아 조금 의아합니다.



물론, 첫 작품부터 대박이 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은 극소수입니다. 셰익스피어도 생애 써낸 작품이 1,000 작품이 넘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10개 남짓입니다. (유명도가 넘사벽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지만요.) 




아직까지 회자되는 유명 작가들의 첫 상업작이 작가의 생애 첫 번째 작품인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 오랫동안 비상업적 글을 써왔거나 미완성된 작품이 존재한다거나 혹은 집필 기간이 최소 몇 년에서 몇십 년 되는 작품이 첫 작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읽고 나서 펑펑 울었던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작품은 작가가 연작으로 출간했던 단편을 모아 장편으로 출간한 책입니다.


저도 주변에서 글을 써보고 싶다고 말하면 장편으로 기획하기보다 단편부터 써보는 걸 추천하는데요. 단편이 장편보다 쉽기 때문이 아닙니다. 장편을 쓰는 것만큼이나 단편을 쓰는 일은 어려운데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장편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건 도박과 비슷합니다.


현대 로맨스는 80화, 로판은 120화 이상의 분량입니다. 이는 책 4권 이상을 써야 하는 집필량이죠. 웹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의 분량을 떠올려봅시다. 평균 1권이며 길어도 2권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리포터도 첫 번째 시리즈는 2권으로 끝났습니다. 


권마다 글자 수가 조금씩 다르지만 웹소설의 25화 분량이 1권으로 묶입니다. 2권이면 회차가 50화에서 60화 분량인데 일반 소설에서는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일반 소설과 웹소설 문법은 완전히 다르고, 저 또한 일반 소설의 문법에 웹소설 소재와 코드를 적용하기 때문에 정체성이 모호합니다. 


웹소설 문법은 인풋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조아라에서 선작이 높은 작품은 모두 웹소설 문법을 따르는 작품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분들은 조아라 베스트 상위권 작품을 철저히 분석하면 됩니다. 


저도 상위권 작품만 철저히 분석해 20화~30화 투도용 분량을 만든 적이 있는데요. '기-승'까지는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나 '전-결'이 용두사망이 되어 현재는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집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작품을 완결까지 기획하고, 어느 정도 집필을 끝낸 이후에 역으로 제목과 작품 소개, 초반 부분을 웹소설 문법에 맞게 변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개인마다 완결까지 반드시 끝낼 수 있는 집필 방식을 터득해야 하는데 웹소설로 데뷔를 하고 싶다면 전개 방식은 반드시 웹소설 문법을 따라야 합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샜는데 신인 작가라면 웹소설의 여러 가지를 배워야 하지만 취사 선택해야 할 부분은 다릅니다. 대박작에서는 독자들이 좋아하는 코드를 배워야 하지만 제목이라던가 작품 소개 등은 최근에 와선 무작정 따라 하는 걸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최근 2~3년 사이에 워낙 많은 작품이 출간되기 때문인데요. 대박작이 없는 신인이나 아직 작품을 출간하지 못한 작가로서 독자의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띌 수 있는 요소는 사실 제목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남성향 웹소설이나 로판이나 BL 웹소설의 경우에는 문장형 제목으로 짓는 걸 추천하지만 여성향의 경우에는 기존 작품들의 제목을 패러디하는 식의 네이밍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식의 네이밍이 먹혔다면 최근에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형 유형의 제목이 론칭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단어(키워드)는 그대로 가져오되 문장은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는 내용으로 짓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차후에 자세히 적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소개


예전에는 작품 소개글을 작성할 때 론칭된 작품이나 대박작 혹은 스테디셀러의 작품을 참고했었지만 최근에 와서 론칭작의 소개글은 거의 참고하지 않습니다. (제가 마이너 취향이라는 걸 다시 한번 밝히며) 신인이 참고하기에 좋은 작품 소개 형태는 로판이나 남성향 웹소설이고 현로의 경우에는 (제가 느끼기에는 독자들이 작품 소개나 제목보다 필명을 보고 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론칭작의 형태를 따르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현로의 경우에는 현로로 출간되는 론칭작의 작품 소개보다는 보편적인 로판식으로 작품 소개를 적는 것이 신인에게는 훨씬 더 좋은 템플릿입니다. 


현로의 론칭작의 경우에는 남주와 여주의 인물 소개 및 둘의 텐션에 초점을 맞춘 대사들이 적혀 있는데 신인으로서는 이 포인트를 잡아 살려내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물의 특색보다 남주와 여주 사이의 키워드 서사를 녹아내려 작품 소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둘의 서사가 선결혼 후연애라면 이 관계가 드러나도록 작품 소개를 적는 편이 훨씬 더 쉽고 독자들도 몰입하기 쉽습니다.



작품 소개만 보고 완결까지 읽은 작품이 몇 개나 되시나요?


이제까지 읽은 작품 중 작품 소개글만 보고 완결까지 읽은 작품은 조아라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작품 1개가 유일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결까지 읽은 작품도 1개라는 뜻이 아닙니다. 각 플랫폼에 론칭한 작품, 커뮤니티에서 추천한 작품, 플랫폼에서 프로모로 푸시 알람을 넣어준 작품, 선호하는 키워드의 작품, 필명 등을 보고 완결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에도 최소 10개 이상의 작품을 최소 1화씩은 읽어봅니다. 그런데도 작품 소개만으로 결말까지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여성향 웹소설을 읽는 주요 목적이 철저히 남주와 여주의 로맨스(그중에서도 순애)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작품 소개만 보고 ‘이 작품은 끝까지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앉은 그 자리에서 1회부터 마지막화까지 미친 듯이 읽어 내려간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요? (여기까지 쓰다 보니 몇 개의 작품이 더 떠오르긴 했지만 출간작이 없는 신인 작가의 경우에는 조아라가 유일했습니다.)


신인이라면 이걸 목표로 해야 한다


신인이라면 철저히 위의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독자들은 여러분의 필명도, 완결을 낼 능력이 있는지도, 필력이 좋은 지도 전혀 모릅니다. 첫인상은 제목과 작품 소개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조금 안타까운 말이지만 작품 소개만 보더라도 작가의 글 스타일이라던가 필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타고나길 잘 쓰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그렇지 못한 분들이라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작품에 들인 노력이 100이라면 제목과 작품 소개에 들여야 하는 노력은 1000입니다. 작품을 쓸 때 밤을 새워서 글을 썼다면 작품 소개와 제목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는 상업작도 하루에 수십 개씩 론칭되는 상황에서 무료 연재처에 올라오는 작품까지 포함한다면 하루에 몇 백개의 작품이 올라옵니다. 


면접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 웹소설도 사실 첫인상이 전부입니다. 인상 깊은 첫인상을 남긴다면 1화부터 시작되는 글이 조금 부족하고 필력이 없더라도 독자들은 우선 끝까지 읽어갑니다. 작품 소개에서 이미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조아라에서 읽었던 작품도 그 작가님의 첫 작이었습니다. 혹은 복면을 쓴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읽은 첫 작품 이후, 똑같은 계정으로 두 번째 작품을 쓰셨기 때문에 아마 첫 연재작이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습작으로 돌리기 전 제가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었고, 저는 작품을 완결까지 구입했더라도 제 취향이 아니라면 중도하차하기 때문에(읽어야 할 다른 작품이 많으니까요.) 큰 기대 없이 작품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두 남녀가 재회하는 회차에서 뇌에서 도파민이 쏟아져 나와 머리가 차가워지며 정신이 말똥 해졌습니다. “그래, 내가 원하는 게 이거야!!!



이후,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제가 선호하는 키워드나 취향이 전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작가님을 응원하며 작품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귀중한 경험을 선사해 준 작가님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작품은 조아라 상업작 데뷔 루트대로 진행됐습니다. 20화 언저리에서 투도를 한 뒤, 플랫폼에서 론칭했는데 선작수가 1.2만이 넘어갔습니다. 작품이 재밌기도 했겠지만 조아라에서 완결 낸 첫 작품에서 따라온 독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했을 겁니다. “이 작가님이라면 믿고 볼 수 있어!”


이런 경험을 저만한 것은 아니겠지만 작품 소개만 보고, 완결까지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건 처음이라 어제일처럼 생생히 기억납니다. 


필력도 뛰어났지만 작품 소개에서 절 훅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1화도 읽지 않았을 겁니다. 작품 소개에 남녀 주인공에게 미치도록 빠질 수밖에 없는 포인트와 서사를 완벽하게 녹아내렸기 때문에 저는 그 마법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따라서 신인이라면 제목과 작품 소개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론칭작이나 각 플랫폼 대표작의 소개글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따라 하더라도 본인의 마음을 끈 작품을 분석해야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작품 소개에 드러나 있는 서사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플랫폼에서 론칭작을 읽을 때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1. 플랫폼 배너에 걸린 작품을 확인한다. (플랫폼 배너에 걸리는 작품도 매일 같이 바뀝니다. 얼마나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 제목과 일러스트를 보고 흥미가 이는 작품을 클릭한다.
3. 평점과 댓글을 확인한다.
4. 3번 과정을 거치고 나서 마음에 들면 작품 소개글을 확인한다.
5. 4번 과정을 거치고 나서 마음에 들면 1화를 읽는다.



위는 시리즈 앱에서의 작품 서치 활동이고, 리디와 카카오 페이지에서는 행동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어플 레이아웃이 다르기 때문인데 기본적으로 확인하는 내용은 위와 같습니다. 우선적으로 푸시 알람으로 홍보를 하는 작품에 우선 눈길이 가고, 제목이 흥미로워야 작품 소개까지 확인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 소개나 제목만큼은 상업 플랫폼보다는 무연처를 둘러봅니다. 저는 가끔 다음 명제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요.


1. 상업 플랫폼에서 작품을 읽게 만드는 것이 대단하다.
2. 아니다. 무연처에서 작품을 읽게 만드는 것이 더 대단하다.


사실, 이걸 고민할 시간에 한 문장이라도 더 쓰는 것이 생산적 활동이지만 저는 도저히 답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과거에는 무조건 상업 플랫폼에서 작품을 읽게 만드는 것이 대단하다고 여겼지만 최근에 와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무료 연재처에서 작품을 읽게 만드는 게 더 대단한 게 아닌가.


상업 작은 독자가 시간과 돈을 지불하며 읽습니다. 완결이 보장되어 있고, 출판사나 편집자를 거쳐 완성도 높은 글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무료 연재처의 작품은 위의 것들 중 어느 것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완결을 낼지도 미지수이며 돈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독자들이 읽을 게 없어 무연처의 작품을 읽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상업 플랫폼에 완성도가 보장된 작품을 두고서 굳이 무연처를 돌아다니며 작품을 읽고, 선작이나 관작을 하고, 댓글을 달며 좋아요를 누른다?




유튜브의 CEO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람들의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

저는 웹소설 또한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의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곳


시간은 무한한 자원이 아닙니다. 유한한 자원이죠. 게다가 아무리 유명하고 잘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루에 주어지는 시간은 24시간밖에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인류에게 제공되는 평등한 자원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독자들의 제한된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시장에서 승리자는 무연처에서 연재되는 작품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따라서 무연처를 재패한 사람이 상업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무연처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무연처를 사로잡으면 어느 곳이든 프리패스를 할 수 있는 마스터키를 손에 얻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작품 소개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뤘다면 다음 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작품 소개를 작성해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작품에 미치게 만들 수 있는지 실제 방법론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위 게시글은 독자와 출판사를 유혹하는 시놉시스와 1화 작성법의 내용을 발췌 정리한 내용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