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reak Idea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괴짜분석가 Jan 23. 2023

데이터 분석가가 되어보니 중요했던 것들

2020년에 일을 시작해 올해로 4년 차 데이터분석가가 되었습니다. 데이터분석가로 일을 해보니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이 바뀌게 되었고, 그 일을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에 대한 글을 요즘IT에 기고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가입이나 결제 없이 전문을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작성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워 대중향의 글을 요즘IT에 기고하고 브런치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니 브런치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아쉬움이 있어 기고한 글에 담지 못했던 내용을 소개합니다 (담았던 내용도 일부 소개하구요)



[데이터 분석가를 새롭게 정의한다면?]

데이터 분석가는 “데이터에 기반해 성공 확률이 높은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하도록 돕는 사람”



[비즈니스는 단 한 번의 결정으로 승패가 결정 나는 단판제 승부를 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결과가 때로는 최선의 결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는 단 한 번의 결정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단판제 승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포커에 가까운 형태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포커 게임은 단판도 아니고 3판 2선 승제 같은 흔히 접하는 다전제도 아니지만 여러 번 게임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그만둘 때까지 계속 승부를 펼칩니다. 초보자가 프로 포커 플레이어를 한 두 판 정도 이길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우연히 패가 좋게 들어오거나 프로 포커 플레이어가 정보가 부족할 때 폴드하면 이기니까요. 하지만 초보자가 프로 포커 플레이어를 최종적으로 이길 수는 없습니다. 프로 포커 플레이어는 정해진 전략에 맞게 체계적으로 행동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위험도로 도전하고 적절한 시기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조직도 여러 결정에서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결정보다 못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라는 전략에 맞춰 ‘쳬계적으로 의사결정을 축적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성공 확률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는 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조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조직에 기여하는 방법 피라미드]

제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가가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피라미드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아래부터 1단계 가장 꼭대기가 3단계입니다. 피라미드 형태로 표현한 것은 아래 단계가 조직 내에서 충족되지 않으면 위 단계의 내용으로 기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래층일수록 달성되었을 때 비즈니스 임팩트가 더 크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은 1단계입니다. 주요 담당자가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 필요한 데이터가 있을 때 쉽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주요 지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때 상황적으로 데이터가 잘 흐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주요 담당자가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데이터를 쉽게 알기 어렵다면 혹은 노력하면 알 수 있으나 잘 확인하지 않고 있다면 2단계, 3단계의 업무는 무의미하게 됩니다. 1단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데 3단계로 데이터 조직의 가치를 증명하려 하면 조직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데이터 커뮤니티에서만 인정받는 불명예스러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경험상 어려운 기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보다 조직의 변화에 조금도 기여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더 힘들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3단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1, 2단계가 잘 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도메인 지식이 있어야 분석을 할 수 있다]

상황을 잘 해석하기 위해 도메인 지식을 지속적으로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메인 지식이라는 개념이 잘못 통용되어 회계 도메인이면 회계 관련 자격증이, 법 도메인이면 법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게임 도메인이면 해당 게임의 고수여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이는 본질이 아닙니다. 도메인 지식이 필요한 본질적인 이유는 생각의 프레임워크 (framework)를 사실에 가깝게 구성하기 위함입니다. 생각의 프레임워크는 작업 시간을 줄여주고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게 하며, 제대로 된 해석이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생각의 프레임워크가 없으면 볼 수 있는 모든 지표를 봐야 합니다. 심지어 모든 지표를 봐도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생각의 프레임워크가 없으면 “콧물감기약을 먹은 사람들이 졸려했습니다” 같은 불필요한 내용을 공유하거나 “콧물감기약을 먹은 사람들이 졸려했으니 졸려하지 않도록 각성제를 같이 제공해야 합니다” 같은 잘못된 액션 아이템 (action item)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조직의 신뢰를 잃고 도메인 지식을 가진 담당자들이 생각하는 데이터를 뽑아주는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 데이터는 잘못 해석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