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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민의 노예 Apr 24. 2023

세상에 나쁜 면접위원은 없다. ①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명을 좋아한다. 애완견을 키우지도 않고, 딱히 관심도 없지만, 제목만은 내 눈길을 끌었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와는 다를지 몰라도, 나는 ‘사람들이 개에 대해 처음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고 해석했다. 흔히 나쁘다고 여겨지는 개의 행동들이 사실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견주의 교육부족, 부주의, 버려진 환경 등이 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내용인 것 같다. 흔히 웹툰이나 드라마를 볼 때 악역에 대해 욕을 하다가도 악역의 과거 내용이 나오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라는 반응이 그것일 것이다.


면접관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끔 글을 보다 안타까운 내용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이다. 또는 면접관의 전문성, 태도 등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이 있다. 혹시나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필자도 한달에 한번 이상은 꾸준히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같이 면접을 본 위원들의 숫자는 어림잡아 150명 정도 될 것 같다. 그러면서 다양한 유형들의 면접관을 만나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① 외부위원이 지원자보다 기관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채용공정화 법령에 따라 면접위원 중 외부위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외부위원은 보통 HR전문가, 유관기관 보직자, 업무관련 전문가 등이 섭외된다. 저 세부류 모두가 모이는 경우도 있고, 일부만 섭외되기도 한다. 모두 기관 운영현황에 따라 다르다. 

채용을 외부 위탁업체에 맞기는 경우는 업체에서 외부위원들을 섭외하고, 기관에서 확인을 한다. 그 과정에서 위원 경력이나 전문성 등을 확인하고 다른 위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채용을 직접 진행하는 경우에는 보통 유관기관의 보직자를 섭외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외부위원이 무조건 포함되다보니 기관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는 위원들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채용 전에 기관현황 및 채용직무에 대해 대부분 교육을 하고, 따로 알아보고 가기도 하지만 내부의 현실적인 사항을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즉 지원자보다 기관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가 있다. 그래서 외부위원의 대부분은 인성, 자기계발 등에 관련된 질문을 주로 한다. 하지만 질문 중간중간에 기관의 현황에 대해 잘 모르고 잘못된 말을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 점은 외부위원 의무화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영원히 존재하는 부작용일 것이다.     


② 면접위원이 제 말을 안 듣고 딴짓하는 것 같아요.

일단 면접관 중 불성실한 유형은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 내부위원은 같이 일해야 하는 직원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면접을 보고, 외부위원은 돈 받고 온 것이고 다음에 또 오기 위해서 열심히 면접을 봐야하며, 유관기관 보직자는 기관과의 관계를 위해 열심히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어느 상황이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면접중에 핸드폰을 보는 위원이 있다. 지원자는 딴짓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자소서에 있는 내용이나, 지원자가 한 내용에 대한 확인을 위해 핸드폰을 확인한다. 

핸드폰으로 확인하는 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다.

 지원자 경력사항 회사의 규모 확인

 지원자가 수행했다고 언급한 사업 검색

 지원업무의 추가 확인사항 필요

핸드폰을 확인하는 다른 유형도 있다. 대부분의 면접위원은 현업이 있다. 업무를 하는 중간에 시간을 내서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급한 업무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면접조 중간중간 할 수도 있지만 민원이나 정부연락 등 긴급하게 연락이 오는 경우 재빨리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다.      

면접위이 지원자 얼굴은 보지 않고 서류만 봐서 기분 나빠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정말 어쩔 수 없다. 채용공정화를 위해 면접위원들에게 지원자의 이력서 및 자소서를 미리 공유할 수 없다. 즉 면접위원들은 당일 아침 일찍와서 서류를 훑어야 하는데, 늘 시간이 부족하다. 때문에 많은 면접위원이 지원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용을 같이 확인할 수밖에 없다.      

면접위원이 산만하고등을 의자에 기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글도 보았다. 산만하다는 것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서류를 뒤적뒤적거리고 자세를 고쳐 앉고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변명을 하자면, 위원들은 들고 있는 서류가 정말 많다. 지원서, 평가서, 블라인드 안내서, 채용설명서, 직무기술서, 채용공고 등등.... 그 많은 서류를 그 좁은 책상에 올려놓으면 정말 정리가 안된다. 그리고 같은 면접조의 여러명의 지원서를 계속 넘겨보기도 하고, 다른 지원자와의 비교를 위해 앞의 지원서를 같이 확인하기도 한다.

자세를 고쳐 앉거나 의자에 등을 기대는 행위는 면접위원도 사람인지라 그 긴 시간동안 앉아 있으면 몸이 쑤신다. 필자가 최대 오래 면접을 본 게 8시간이다. 몸도 힘들고 집중력도 흐뜨려질 수 있기 때문에 자세도 고쳐 앉고 음료도 마시면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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