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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Aug 21. 2019

글 친구를 떠올리는 날

20190820

우리 엄마의 일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 A가 있다. 지난 3월, 전화로 엄마의 일기를 녹음해서 받아 적는 걸 볼 때부터  계속 관심이 많았는데, 엄마의 일기를 책으로 묶었다는 얘기를 듣더니 한 권 살 수 있는지를 물어 왔다. 

만난 지 4,5년이 되었지만 A의 엄마가 한글을 배우지 못하셨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아직 A의 엄마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동의 하에 책으로 나온 일기 중 한 권을 A의 엄마에게 드리기로 했다.

며칠 전, 나는 엄마의 일기책인 '김**과 하숙생 BB'를 A에게 전해 주었고, A는 추석 때 찾아뵙고 드릴 거라고 말했다.

자신의 엄마가 우리 엄마의 일기책을 보고 자극(?)을 받아 한글 배우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시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한글학교나 다른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으실 수도 있고, 학습지 선생님이나 자식들의 도움으로 독학을 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큰 그림은 이렇다. A의 엄마가 한두 문장이라도 쓰실 수 있게 되면 우리 엄마랑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다. 두 분 다 비슷한 연세에, 비슷한 나이의 자녀들이 있고, 같은 도시에서 신혼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편지를 주고받을 대상이 생기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도 생기고 두 분 인생에 좋은 글 친구가 되실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분이 알고 지내지 않더라도 A의 엄마가 글을 배우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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