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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pr 27. 2024

1960년대 뉴욕으로의 여행

1. 오늘은 어떤 책 함께 읽어봅니까?

오늘은 1960년대 뉴욕으로 여행을 떠나 매혹적인 문학의 세계를 탐구해 보려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마이 샐린저 이어>는 ‘조애나’라는 젊은 작가 지망생이 뉴욕의 문학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소설의 작가로 유명한 샐린저와 교류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요. 사회 초년생으로서 조애나가 좌충우돌하며 겪게 되는 업무와 성장으로까지 이어지는 낭만적인 소설입니다.   

   

2.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은 뉴욕의 한가운데에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조애나의 여정을 따라가게 되는 거군요?

맞습니다. 책장을 펴면 브루클린, 퀸즈,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게 됩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원고로 가득 찬 대형 토트백을 들고 아파트를 나서면서 도시는 활기를 띠게  되는데요. 문학의 세계로 뛰어드는 사람들은 연하고 달달한 커피와 데니시 페이스트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원고를 읽습니다.


우리의 쥐꼬리만 한 봉급으로는 월세를 내는 것만도 벅찼고,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거나 저녁을 사 먹는 건 엄두도 못 냈다. 비슷한 사람들이 북적이는 우리의 가난한 동네에서도 다른 여자들과 집을 나눠 썼는데, 룸메이트들도 에이전시나 출판사, 드물게는 비영리 문학 단체의 어시스턴트였다.

- pp. 14-15.


이것이 이 소설의 매혹적인 배경이자 풍경입니다.      


3. 벌써부터 머릿속에 1960년대의 뉴욕이 그려지는 것 같네요. 그런데 갈등이 있어야 ‘소설’ 아니겠습니까? 조애나가 에이전시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건가요?

네. 타자기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죠? 이 책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애송이들 모두'라는 챕터에서 출근하는 출판사 편집자와 에이전시 어시스턴트 전체를 스케치하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조애나가 출판 에이전시와 연을 맺게 되는 '겨울'부터 사계절을 거쳐 '다시, 겨울'에서 끝을 맺습니다. 사실 조애나는 작가가 되는 게 꿈인데요. 조애나가 일하는 에이전시는 작가 지망생과 일하는 걸 질색하기 때문에 꿈을 숨긴 채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애나는 전화를 받거나 타자를 치는 등의 단순업무를 맡게 됩니다. 그런데 팬들이 샐린저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한 답장을 작성하는 일을 맡게 되며 조애나는 서서히 자기만의 글을 쓰게 됩니다. 회사에서 시키는 단순한 표준 양식의 답장이 아닌 진심 어린 답장을 쓰게 되는 거죠.      


4. 이 소설에서 ‘샐린저’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요?

J.D. Salinger(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미국의 작가로, 20세기 미국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현실적인 캐릭터와 철학적인 내용을 다루며, 정적이고 심오한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데요.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호밀밭의 파수꾼>이죠. 이 소설은 1951년에 출간되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현대 미국 문학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청소년인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의 시각에서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며, 성장에 대한 주제를 다룹니다. <프래니와 주이>라는 소설도 있고요.   

  

5. 네, 다시 <마이 샐린저 이어>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취향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느끼시겠지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첫째로, 주인공 조애나의 성장과 자아 발견에 대한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녀가 새로운 도시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험을 겪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용기와 영감을 얻으실 겁니다. 또 조애나가 여러 일상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긍정할 수 있으실 겁니다. 둘째로, 작품의 배경인 문학 에이전시의 현실적인 모습이 오늘날 출판계와 생각보다 다르지 않은 면도 많아서요. 1960년대 미국 출판시장과 오늘날의 출판시장을 떠올려가며 읽으실 수 있는데요.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출판 비즈니스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세심하게 육성되고 갈등을 빚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샐린저와 그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선 조애나의 개인적인 여정과 출판업계의 복잡한 작업이 연결되어 우리 서가에 있는 소중한 책 뒤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드러냅니다. 이 소설은 <마이 뉴욕 다이어리>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2021년에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으니까요. 책읽기가 힘겨우신 분들은 영화를 먼저 보시고 흥미가 생긴다면 원작 읽기로 넘어가셔도 좋겠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5월 25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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