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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pr 11. 2024

주말 봄나들이 추천

1. 오늘 소개할 책은?

시간이 참 너무 빨리 가서 믿기지가 않는데요. 오늘 서울은 날이 그리 좋진 않은데 원주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주말이면 다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고 꽃들이 활짝 피기 시작할 거라는데요. 이렇게 좋은 날, 나들이 한번 떠나보시면 어떨까 싶어 준비했습니다. 17개 지하철역 근처의 공간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탐험하는 책 《역사를 품은 역 역세권》입니다. 종각역에서 시작해서요. 쌍문역, 안국역을 지나 경복궁역에서 마무리되는 책입니다.




2.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자는 건축과 책, 교육과 역사 프로그램을 제작한 PD인데요. 지하철역 근처에 자리 잡은, 역사가 깃든 공간을 찾아서 숨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직접 취재하고 만났던 전문가들과 증언자들의 인터뷰를 더했다고 합니다.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구성된 책이기 때문에 더욱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역사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3. 서울에 존재하는 지하철역이 몇 개 정도 될까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서울에 존재하는 지하철역이 총 764개라고 합니다. 막상 수치로 듣고 나니 어마어마하죠? 보통 이 지하철 주위에 상권이 형성되니까 투자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을 우선시하잖아요. 그래서 부동산 투자 관련 저서를 보면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용어가 ‘역세권’, ‘초역세권’인데요. 이 책 역시 그러리라 생각하시기 쉬운데, 아닙니다. 이 책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대한민국 역사와 관련된 지식을 제공하면서 우리 역사를 통틀어 꼭 살펴봐야 할 정거장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1호선 종각역의 3-1번 출구, 4호선 쌍문역 2번 출구, 6호선 효창공원역 1번 출구 등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장소를 소개하는데요. 윤동주문학관, 518증명사진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공간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4. 자, 그럼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

책에 여러 곳이 소개돼 있지만, 몇 곳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종각역 3-1번 출구 근방에 위치해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입니다. 조선 한양에서부터 근대 경성에 이르기까지, 종로의 골목길과 건물터 등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곳인데요. 종로 일대 재개발 과정에서, 발굴조사 중에 나온 유적들을 통째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500년 역사가 묻힌 땅 종로였기에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모두 보존할 수 없을 거란 현실적 벽에 부딪혔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기반 시설을 확충하기 위하여, 사업 시행자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아들이는 ‘기부채납’이 성사되면서, 지하에 있는 발굴 유적이 전부 전시관이 되었고, 도시유적전시관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안국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만날 수 있는 북촌도,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에요. 1898년 9월 1일, 이 지역 양반가 규수를 중심으로 한 기생, 첩 등 400여 명의 여성들이 모여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인권 선언서를 발표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2킬로미터쯤 가면 윤동주문학관을, 가산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로 나와 가산동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면 구로공단노동자 생활체험관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5. 이 책의 강점은 뭘까요?

멀게는 조선시대부터, 가깝게는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역사가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익숙한 공간을 통해, 중요한 한국 근현대사를 다시 살펴볼 수 있고요. 문학 작품, 인터뷰, 기사 등 1차 및 2차 사료를 적극 활용해 직접 인용하면서, 역사 기행문의 깊이를 더합니다. 저자가 방문한 곳에서 과거에 어떤 사람들이, 무얼 했는지 쉽게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구요. 집필 대상 장소가 우리에게 익숙한 역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도보로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정겨운 그림과 함께 알려주는 것도 강점입니다.


6. 말씀을 듣고 보니 지하철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일 뿐 아니라 역사의 현장으로 이동하는 통로네요?

맞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장소는, 모두 지하철에서 도보로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 곳씩 다녀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주말마다 가볍게 여행하기 좋은 장소니까요. 가장 가까운 지하철 정거장에서 시작하는 아름다운 역사 여행, 이번 주말엔 한 번 떠나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4년 3월 28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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