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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Jun 07. 2024

세계적인 게임 디자이너의 비밀

1. 오늘 소개할 책은?

세계적인 게임 디자이너 코지마 히데오가 유명 게임들을 창조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준 책과, 영화, 음악들 44편을 소개하는 리뷰 모음집 《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입니다. 코지마 히데오의 창작 과정과 철학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2. 이 책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코지마 히데오가 누구인지 자세히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사람입니까?

코지마 히데오는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 <데스 스트랜딩>을 비롯해 많은 유명 게임을 제작했습니다. 이 분의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영화 같은 게임을 만들어 낸다는 건데요. 과거 일본 게임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잘 나갔던 장르들을 보면 ‘슈퍼 마리오’ 시리즈 같은 캐주얼플랫폼 게임이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같은 JRPG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코지마 히데오는 자국보다는 서양에서 잘 먹히는 밀리터리 액션 장르 게임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게 해외뿐만 아니라 자국에서도 인정받게 된 겁니다. 게임 패키지에 그의 이름이 박히는 것만으로도 구매력이 생길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뛰어난 제작자입니다.


3. 그렇군요. 이 책에서 그가 어떻게 남들과는 ‘다른’ 게임을 만들어 냈는지 살필 수 있겠군요?

맞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SF의 걸작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부터 스티븐 킹의 흡혈귀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이를 통해 자신의 창작 과정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이러한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들려줍니다.


4. 이 책의 어떤 부분이 특히 흥미로운가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창작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저자의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영화 같은 게임 플레이는 그가 접한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점에서 풍부한 문화적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5.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예를 들어, 평온한 마을을 침식하는 공포를 치밀하게 그린 스티븐 킹의 흡혈귀 소설 《살렘스 롯》을 보고 저자는 치밀한 설정의 위력을 깨달았다는데요. 마을의 역사, 토지, 인물, 건물, 해자 등을 해설하는 데 페이지의 대부분을 할애한 스티븐 킹의 리얼리티를 살린 설정이 독자가 초자연적인 것을 받아들일 때까지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계속 제시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후 저자도 게임을 제작할 때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쓰게 됐고요.

또, 저자가 인생 전체를 되돌아봤을 때 가장 완벽한 창작물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라고 하는데요. 컬러 비주얼, 새로운 신의 개념, 미래 감각 모두 저자에게 놀라운 충격과 지적인 흥분을 안겼고, 결국 크리에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6. 재밌네요. 그런데, 이 책의 부제가 ‘내가 사랑한 밈들’이에요. 무슨 뜻인가요?

‘밈(MEME)’은 이 책에서 특히 중요한 개념인데요. 본래 ‘밈’은 아이디어, 행동, 스타일, 또는 문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모방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은 이미지, 비디오, 텍스트 등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변형되는 콘텐츠를 말하죠? 저자는 이 책에서 ‘밈’을 창작물과 아이디어가 문화적 배경과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 사이에서 전달되고 변형되는 과정으로 봐요. 그래서 기존의 창작물들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새로운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밈’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의 ‘밈’은 단순한 인터넷 유행어나 콘텐츠를 넘어서, 창작과 문화의 지속적인 전파와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상호작용과 문화적 연속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죠. ‘ME’와 ‘ME’의 연결이 새로운 유대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자는 게임 <데스 스트랜딩>을 준비하던 시절, 아이슬란드 여행 중에 우연히 들은 록 밴드의 음악을 티저 트레일러에 사용했던 것을 ME와 ME가 연결되어 새로운 MEME을 창조한 순간이라고 설명해요. 이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역사로부터 배우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하는데요. 우리가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자만으로는 불완전했던 능력을 MEME이 전하는 문화적 경험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창작물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창작자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데요. 게임, 영화, 문학, 예술 등 현대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은 청취자분들이 특히 이 책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4년 4월 18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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