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를 알려주는 심리 안내서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10대 소녀들 곁에 있는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아요. 청소년들의 행동과 반응을 더 깊이 이해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자아상을 제공할 수 있을 거예요.
저자는 소셜 미디어가 일상적인 감정을 과장하여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해요. 소셜 미디어는 10대들이 주변 세계와 소통하고,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어요. 친구, 외모, 소속감, 성적,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건 이전 세대와 같지만,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일상을 공유하던 예전과 달리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10대들은 실시간으로 많은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어요. 감정적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러한 논스톱 연결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혼자 있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아요. 학교에서의 괴롭힘이 온라인에서의 괴롭힘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또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감정적 반응을 빠르게 증폭시킬 수 있는 즉각적인 피드백(좋아요, 댓글, 공유)을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지요. 따라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데 중독되기 쉬워요. 끊임없는 다이어트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 위한 행동의 일환이지요. 10대 소녀들은 소셜 미디어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아름다운 여성들의 사진을 이상화하며 자신의 신체에 불만과 불안을 느끼게 돼요. SNS를 뒤덮은 운동자극제(fitspiration, 꾸준히 운동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동영상이나 이미지), 신스피레이션(thinspiration, 체중을 감소해서 마른 몸이 되도록 자극하는 게시물) 콘텐츠는 최상의 상태에서 촬영하고 보정한 비현실적인 몸매를 표준으로 제시하지요. 이상적인 온라인 세계와 개인 현실 사이의 차이는 외로움과 우울증, 자기혐오를 악화시킬 수 있어요.
한편,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완벽한 자녀’를 키우는 쪽으로 자녀 양육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과잉 양육’이라고 불러요. 갈수록 안정된 직업과 안정된 지위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요. 이 책의 저자가 살고 있는 영국의 현실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영국에서도 현재의 10대는 부모보다 가난해지는 첫 세대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가 경쟁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쏟고 있어요. 따라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완벽해져야 하고, 또래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야 하고, 점점 더 경쟁이 심화되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지요. 아이들에게 압력을 주는 이러한 양육 방식은 소녀들이 자신을 제품으로 평가하게 만들고, 완벽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 자존감이 낮아지며 불안이 만성화된다고 해요.
저자는 사회적 기준에 맞춰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여야 한다고 말해요. 사람은 다 달라요. 개별적인 성향과 능력을 인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마음챙김, 운동,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글쓰기를 시도해 보세요. 정서적 힘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4년 5월 6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5/06/2024050600072.html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김뭉치의 브런치를 구독해 주세요.
이 글을 읽고 김뭉치가 궁금해졌다면 김뭉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edit_or_h/?hl=ko
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인터파크 http://asq.kr/PH2QwV
예스24 http://asq.kr/tU8tz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