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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 May 07. 2023

조의를 보내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두 건의 부고를 받았다. 소식 하나는 함께 일했었던 부장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에 일하는 동료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40대는, 이따금 부모의 부고문자를 받는 시기이다. 나이가 들 수록, 이것마저 익숙해지는 날이 올까 싶지만.

아니, 부모의 죽음이 어찌 익숙해질 수 있으랴.

아무리 연세가 많으신들, 아무리 지병을 앓고 계신 들

부모가 곁을 완전히 비운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엄마의 큰 수술로 의도치 않게 난 엄마를 보낼뻔했지만, 엄마는 아직 아픈 모습일지언정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데. 내 엄마를, 내 아빠를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조의를 표현하는 것이 너무 냉담하게 느껴질 만큼 슬픔이 북받친다.  다른이 도 아닌 부모의 부재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프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조의를 표하는 표현은 너무 짧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우리의 부모에 대한 사랑과 부재의 슬픔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부의금과 짧은 조의의 메시지. 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실례가 될 수도 있는 걸까. 가서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고 꽉 안아드리고 싶다.


싱가포르의 동료에게도 조의를 보내기 위해 정중한 문구를 찾아본다. 무턱대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힘든 그 친구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까


I‘m sorry for your loss, pray for bliss of dead”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 can’t imagine how difficult it must be for you”

네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 가

“My heart goes out to you”

그렇지만 당신의 마음을 이해해..

“I’m so sorry that you are going through this”

네가 이런 일을 겪는 게 안타까워

“please take care of yourself and your family during this difficult time”

이 힘든 시기에 너와 네 가족들을 잘 챙겨요.


출처: https://0ops0.tistory.com/59


아이를 낳고 내가 부모가 되면,

부모가 비로소 그렇게 애틋해진다

엄마도 날 이렇게 키웠겠구나

아빠도 날 이렇게 키웠겠구나 하면서.

그러면서도 내리사랑이라고, 내 사랑은 본능적으로 내 자식을 향해가고.


부고소식을 들으면서 비로소 내 부모를 또 한 번 생각한다. 있을 때 잘하란 말은, 그리 흘려들으면 안 된다고.

부모님께 연락드려야지. 그러고 보니 내일이 어버이날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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