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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Sep 16. 2022

반성할 작정

세상 가장 현인이었다가

어느 날은 갓난 애기 같은

울음을 낸다


내 안에 작은 아이

감당하기 어려운

죄책감에 쌓일 때면

어미를 찾아 울음 소리를 낸다


죄책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를 어미가 꺼내준다


그렇게 어미는 내 잘못까지

모두 안고 가신다


그 정도 가지고 뭘

네 잘못 아니야

너무 자책하지 마


분명 내 잘못인데

나는 어미 뒤로 숨어

잘못을 회피한다


비합리적이라는 걸 알지만

회피야말로

어린 나의 생존방식이다


잘못에 대해 욕해도 상관없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갈 것이고


어미 뒤로 숨고

숨을 고른 뒤

잘못을 뉘우치고

고개를 숙여

반성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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