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비밀-내가 겪은 만성통증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통증의 메커니즘은 복잡하다. 조직 손상(상처)이 생겼는데도 통증을 못 느낄수가 있다. 반대로 조직 손상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즉, 통증을 느끼는데 꼭 상처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상처가 있다고 꼭 통증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통증의 메커니즘은 복잡하다.
통증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뇌가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만든다. 그리고 뇌에는 통증을 느끼는 통증감각 기관이 전혀 없다. 통증은 감각적, 정서적, 인지적 영역을 포함한다. 경험에 따라 통증에 대한 인식들이 다르게 나타난다. 통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황에 민감한 감각이다. 통증은 복잡한(complex) 메커니즘이다.
보호시스템
통증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우리의 의식적 통제 밖에 있는 뇌가 우리에게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식적 마음에 알리는 위한 결정이다 35p. 우리 몸의 대부분의 무의식적인 반응들은 보호기전에서 나온다. 생존이라는 자체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먼저 발동되는 것이 생존 시스템이다. 우리 몸은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보호가 필요한지 판단을 한다. 필요하다고 판단이 내려지면 내 의식에서 자각할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이 통증이다. 통증이라는 자극을 주어 행동을 취하게 한다. 그렇다면 통증은 반드시 나쁘다고 할수 없는거 같다. 마약 통증이 없다면 생존에 위험하기 때문이다.
만성통증
통증에서도 단기통증이 있다면 반대로 만성통증이 있다. 대부분 이런 만성 통증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만성통증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원인을 알수없다는게 상당히 괴롭다. 앞서 얘기 했지만 통증은 복잡한 구조이다. 반드시 몸의 구조적인 문제로만 통증이 오지 않는다. 과거의 심각한 사고나 부상 여러가지 심리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로도 통증을 만들어 낼수있다. 만성통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가 과잉 반응을 보여서 우리 몸에 손상이 없는데도 통증을 일으킨다. 단순히 감각이나 느낌이 아닌 감각, 감정 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있는 것이 통증이다. 이런 문제들이 장시간에 걸려 뇌의 신호 체계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단번에 고칠수 있는것이 아니다. 통증 부위만을 볼것이 아니라 한 사람 삶의 전체를 살펴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좀더 이해해야 한다.
스무살이 되는 해였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씻기 위해 쪼그려 앉았다. 순간 오른쪽 허리에서 부터 골반을 타고 달까지 찌릿한 전기가 통했다. 그 뒤로는 꼼짝도 할수가 없었다. 큰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2000년 그 당시에도 허리 디스크는 유행했다. 허리가 조금만 안 좋아도 허리디스크라니 그런 말을 많이 했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래도 다행인건 수술가지 권유할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였다. 20년이 가까이 백페인(요통)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단 한순간도 허리가 개운 한적이 없었다. 그 당시는 과할정도로 많은 운동량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늘 참고 견뎠지만 시간이지나 운동량이 상당히 줄어들고 겪한 운동을 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아니 보더 더 심각하게 아팠다. 어차피 병원 아무런 치료를 할수가 없다. 그러다 [최악을 극복하는 힘]에서 스트레스가 장기화 되서 트라우마로 변한다고 했다. 그 트라우마 반응 중 하나에 백페인(요통)이 있었다. 책을 읽고 지나온 과거들을 곰곰히 생각해 봤다. 정말 스트레스에 의한 반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런던 중 어느날 정말 스트레스를 급심하게 받은 날이 있었다. 그순간 허리의 통증이 극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에서 본대로 내가 세운 가설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졌다. 이건 단순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만성 스트렝스가 트라우마로 변하면서 생긴 신체의 반응 이었다. 그 직장을 그만두면서 놀랍게도 요통은 사라졌다. 물론 잠시나마. 우리 몸과 뇌는 기억을 한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 한 상태에서 여전히 백페인은 다시 다시 도졌다. 심신을 쉬게하고 안정화 할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명상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미 스트레스에 찌든 나는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는거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움직이는 것이 편했다. 이전에는 잘하기 위해, 이기기 위해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살시위해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파트너도 필요없고 특별한 장소도 필요없는 운동.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달릴수 밖에 없었다. 종종 체력 단련을 위해 달리기를 하곤 했지만 순수하게 달리기를 위한 달리기는 처음 이었다. 달리기라는 운동은 나와 정말 잘 맞았다. 기본적으로 달리기는 외로운 운동이다. 그렇다는건 곧 집중을 할수가 있다는 것이다. 싱글테스크. 별 생각없이 달리기를 하던 날들이 점차 쌓여 나가자 어느 순간 생각없이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 나를 깨닫게 되었다. 그런날 이후면 항상 정신은 맑은데 차분해지고 몸은 나른한데 피로하지 않고 에너지가 점차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 마인드 풀니스(마음챙김). 흔히 명상으로 알고 있지만 마인드 풀니스는 굳이 정적인거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현재에 집중할수 있는 능력만 키울수 있다면 걷는것도 하난의 마인드 풀니스라고 했다. 그간 달려왔던 나의 행위들이 나에겐 일종을 명상과 같은 역활이 되었다. 백페인은 점차 사라졌고 그렇게 나는 백페인에서 해방 됐다고 생각했다. 어느정도 달리기 경력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히 거리와 시간이 늘어났다. 시작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다시 백페인이 찾아왔다. 100km 이상을 달리는 경주에서는 그정도의 통증은 당연시 되지만 그냥 조깅 수준에도 백페인이 찾아왔다. 이 원인을 찾는데 시간이 꽤나 많이 걸렸다. 우연히도 나는 사람의 몸과 움직임에 대해 공부 하는 중 이었고 곧 내 문제가 내 몸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딱 집어 이것이 원인이라고 할수은 없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요소를 찾아내는데 까지 적지 않은 희생이 있었다.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그 후에 스스로 재활과 공부를 거치며 호전되었다.
통증과의 밀당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만성통증에는 완치는 없는거 같다. 언제든지 통증은 다시 찾아올수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 문제없이 지내지만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단순 트라우마에 의한 반응 뿐만 아니라 거기에서 미치는 다른 요소들이 심리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신체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도 마찬가지다. 잘 못 몸을 움직였다가 찾아온 통증 때문에 심리적으로나 사회적(통증이 생기면 우울해지고 부정적으로 될수밖에 없다)으로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성통증은 정확한 답이 없다. 너무 많은 것들이 엮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자신에 대해서 좀더 면밀히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자신과의 대화는 언제나 필요하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 그리고 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노력하자. 함께하면 더욱더 시너지가 생길것이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현재도 백페인 외에 많은 통증을 달고 살고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이제는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통제할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통 없이 얻을수 있는건 없다. 특히 스포츠의 세계에선 고통은 언제나 함께한다. 고통은 곧 통증이다. 성장에는 언제나 고통을 수반한다. 특히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고통을 넘어서야 하는 순간들이 늘 존재한다. 신체의 한계선을 넘어서야 비로서 성장 한다. 부상 없이는 절대 도달 할수없다. 다음에는 스포츠인으로서 고통에 대하는 태도를 얘기 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