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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시 Sep 16. 2022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교집합 찾기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쿠팡 플레이에서 방영 중인 '유니콘'이다. 관심분야인 스타트업에 대한 내용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관심은 있었으나 뻔한 소재이겠거니 하는 생각에 사실 큰 기대감은 없었다. 헌데 역시나 유병재의 천재적 스토리텔링과 필력은 대단했다. 실제 스타트업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소 희화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트렌드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신하균의 신들린 연기 역시 드라마의 몰입도를 톡톡히 높인다.

유니콘의 초반 에피소드로 다룬 소재는 '피보팅(Pivoting)'이다. 피보팅이란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 전략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기존 사업 아이템을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모델의 성과와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이 들 때, 소비 트렌드의 변화나 기술의 발전 등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주로 진행된다.


피보팅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 즉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 피보팅을 통해 인생 역전, 더 나은 삶을 누리는 이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예로, 이제는 누구나 알 구 신사임당인 주원규 님을 들 수 있겠다. 그 역 시 방송 PD에서 유튜버로 전환하며 현재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대표 셀럽의 반열에 올랐다. 주원규 님의 사례에서 볼 슈 있듯 피봇팅은 기존의 것을 모두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개발자의 삶을 살아오고 있었는데 재테크에 높은 관심이 생겨 갑자기 금융 전문가로 업종 전환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 영역으로 전략적으로 이동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

흔히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서는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시작했다가 '나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어'하며 자기 기만에 빠지곤 한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성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라. 분명 좋아하는 일을 하는 밑 바탕엔 본인이 잘하는 일, 역량의 연계점이 있다. 예로 위 사례로 들었던 개발자의 경우 금융 전문가로 전환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뛰어난 개발 실력을 살려 금융/재테크 관련 커뮤니티 앱을 설계해 세상에 내놓는다면 피보팅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나 역시 피보팅을 한 바 있다. 첫 경력은 브랜딩 기획자로서의 삶이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홍보와 마케팅 전반에 대한 판을 짜야 제대로 된 숲과 나무가 그려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홍보라는 영역은 마케팅과 같은 듯 다르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고 이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홍보직으로 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홍보 에이전시의 문을 두드렸다. 가장 빠르게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에이전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일반 기업 흔히 인하우스 홍보 담당자로 이직하며 홍보인의 삶을 걸어왔다. 그리고 홍보 영역도 시간이 지날수록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갔고, 나 역시 그 흐름에 편승해 기존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외 뉴미디어 채널을 활용한 홍보 경험을 쌓아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 자연스레 녹아들게 되면서 이와 밀접하게 연계된 퍼스널 브랜딩 영역으로 업무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은 CEO PI의 연장선상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부쩍 진로 고민을 털어놓는 주변 지인들과 상담자들이 늘어났다.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늘 단호히 조언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망한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교집합을 찾아라"라고 말이다. 특히 취미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정말 뜯어말리고 싶다.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스트레스는 물론, 이를 풀 새로운 취미를 찾아 헤매야 한다.


인생에 있어 누구에게나 자의든 타의든 피보팅이 일어나는 순간이 온다. 이때 더 나은 삶을 향한 피보팅이 되기 위해선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주변인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쌓아 올려야만 한다. 실력을 쌓고, 내 강점 탄환을 하나씩 모아 다른 새로운 영역에 안착 시켜 발사해야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현재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그 중간의 교집합을 찾아 성공적인 인생의 피보팅을 달성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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