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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D+30]오랫동안 몸 담고 싶은 시장

대기업 퇴사 후 우당탕탕 성장하는 이야기

by 윤조이 라이프



1년 전쯤, 한창 회사를 다니고 있을 무렵

퇴사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혼자 몇 가지 조건을 정했는데

이 조건들이 충족되면 퇴사를 하기로 했다.



첫째, 퇴직금까지 다 합쳐서 1억 정도가 모이면

둘째, 내가 오랫동안 몸 담고 싶은 시장(Market)을 찾으면

셋째, 스스로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그리곤 위 세가지가 다 충족이 되었을 때

미련 없이 회사를 나왔다.


오늘은 이 중 두번째 조건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오랫동안 몸 담고 싶은 시장(Market)'


내 학석사 전공은

중어중문학(학사)과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석사)이다.

그리고 대학에 다닌 6년 중 2년을 휴학하고

스타트업에 몸 담으며 주로 마케팅과 기획일을 했다.

마지막에 다닌 직장에서는(작년 말 퇴사) 2년 4개월 간 Product Manager로 있었다.


중어중문학 -> 창업 (기획, 마케팅 등) ->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 데이터 플랫폼 PM ->

그리고 지금은 피트니스 분야 창업을 위해 유튜브 채널을 키우는 중...


이 9년이라는 시간동안

중국어 교육, 의료 서비스, 데이터 플랫폼, 제품 제조, 식품 판매, 뷰티 등 다양한 시장에 도전했다.

짧게는 두 달에서 길게는 2년 4개월의 시간에 걸쳐

오랫동안 몸 담고 싶은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시간 동안의 내 행적은

두서없고 난잡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내 꿈은 CEO였다.

근데 왜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했냐고?

오로지 대학 서열로만 선택한 결과다.


대학교 2학년, 중국어를 그리 잘하지 못했던 시절

재한중국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 플랫폼에 창업 멤버로 합류했었다.

10개월 정도 마케팅, 기획, 운영을 하며 고군분투 했었는데

이 때 중국어가 정말 많이 늘었다.

할 줄 아는 언어가 생기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때 깨달았다.


이후 중국어와 중국 문학 및 문화에 빠져서 남은 학기를 열심히 공부했다.

학점도 4.5 만점에 4.2로 졸업했고, 교수님들한테도 칭찬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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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의료 시장에 계속 몸 담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중국어 교육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4년 전 중국어 공부 하는 겸,

이 시장에서 내가 재미있게 해 나갈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어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채널을 개설했었다.


두 달 정도 콘텐츠를 올렸는데

(아주 가끔이지만) 오디언스분들이 고맙다며 댓글을 달아주셨던게 참 고마웠던 기억이 있다.

이 때 중국어 교육 쪽으로 좀 더 해볼까 잠시 고민을 했었지만...

질리지 않고, 잘 해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이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브랜드에서 6개월 간 인턴을 하며

화장품과 위생용품 제조 및 브랜딩에 대해서 경험도 했고,


혼자 한두달 정도 수제잼을 만들어 플리마켓에서 팔아보기도 했다.


제품 제조 관련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및 기획을 맡아

또 한 번 연고없는 분야에 도전해보기도 했다.


이후엔 마케팅 및 기획 실무를 하며 관심을 갖게 된 데이터 분석을 더 공부해보고 싶어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쪽으로 석사를 하기도 했다.

난 뼛속까지 문과인이었지만

워낙 새로운 분야에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도 커서 이 쪽 분야도 꽤 빨리 잘하게 되었다.


이 때의 경험으로 대기업 두 곳에 합격을 했고,

이 때 갖게된 데이터 분석 및 리터러시 역량을 데이터 플랫폼 PM을 할 당시에도(불과 한달전까지) 많이 활용했었다.

하지만 이 시장에도 큰 애정은 들지 않았다.


이외에도

뷰티 시장, 농산물 시장 쪽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잠깐 했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더 에너지를 쏟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모든 경험들은

(비록 좀 난잡해보이지만)

내가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해나가고 싶은 시장을 찾기 위한

도전이었고, 실패였다.


이 수 많은 도전의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잘 못하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스킬셋들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퇴사를 하기 전에는 꼭 찾고 싶었다.

적어도 10년 간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시장을.


그래서 회사를 다니며 앞서 잠깐 언급했던

이런저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봤다.


그와 동시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해 나갔다.

사실 웨이트는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종의 취미였는데

재미있게 해나가다보니 애정이 많이 생겼다.

무엇보다 꾸준하게 운동하고, 한계를 끊임없이 격파해가며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을 찾았다.

내 인생 가장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도 다 운동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모두가 스스로 운동할 줄 아는 세상은 분명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자연스레 피트니스 시장에 대해 조사해보기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시장임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시장 아닌가, 이런 시장은 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경쟁자가 너무 많고

그래서 내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지난 9년 간 두드려봤던 시장 중에서는

가장 확신이 드는 시장이다.


내 문제를 해결해줬던 시장,

나를 크게 성장시켜준 시장.

일단 그걸 믿어보기로 했다.


이 확신을 믿고

앞으로 최소 5년 간은

피트니스, 나아가 웰니스 시장에서 굴러보려 한다.

20대 때 얻은 경험들, 스킬셋들을 다 활용해봐야지.




PS.

이번 연휴에

남자친구와 함께 거의 5년 만에 남산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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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숨막히는 서울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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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좀 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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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도 한 장 남기고,

자물쇠도 걸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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