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천성, 살아온 관성
기획에도 관성의 법칙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관성이란 게 익숙함을 말하는 것일 텐데 타고난 천성이 아닌 교육이나 양육을 통해서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일종의 습관 같은 것일 거다.
출처: Pexels.com ⓒ2021. Ron Lach
어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관성의 법칙처럼 자연스럽게 그 어떤 일을 할 때처럼 사고하거나 행동하는 모습을 찾게 된다.
모든 상황을 자기가 겪어오거나 학습해 온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이나 공학 등을 전공한 사람을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인문학이나 철학 등을 전공한 사람은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사람의 생각이나 내면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 관성의 법칙을 기획에 적용하려고 보면 좀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일단 기획이란 분야를 전공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전공학과도 없다.
(혹시 그 사이에 생겼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하게 기획을 전공한 학문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흔히 기획이라고 하면,
마케팅 기획, 광고기획 등과 같이 '기획'이란 표현 앞에 어떤 분야가 붙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적인 수준이라기보다는 보다 상업적인 활동분야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이유에서 기획이란 분야에는 정말 다양한 전공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기획 업무를 하는 경우,
철학이나 심리학 등 인문학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 기획업무를 하는 경우가 그렇다.
같은 기획업무를 하지만 그 결과를 들여다보면 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학 전공자가 기획한 내용을 보면, 정량적인 내용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주로 숫자와 그래프 등 수학적인 표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자료에 쓰인 표현들도 뭔가 공학스러운 냄새를 많이 풍긴다.
반면에,
인문 전공자가 기획한 내용을 보게 되면, 주로 정성적인 부분들이 많다.
숫자와 그래프가 즐비한 자료라기보다는 뭔가 수사적이고 다소 감성적인 측면의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공학 출시 기획자들이 인문학을 배우려 했고,
인문 기획자들이 공학을 배우려는 시도들이 많이 있어왔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한 각자만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일찍이, 공학과 인문학의 중요성을 주장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스티브 잡스다.
출처: Apple.com ⓒ2011. Apple Special Events
기획이란 분야에 타고난 천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부지런히 노력하며 얻어진 관성적인 요소만 존재할 뿐이다.
누구나 기획을 할 순 있지만 아무나 기획을 할 순 없다.
쉽게 생각할 순 있지만 어렵게 행동해야 한다.
길은 열려있지만, 그 길을 가기에는 많이 장애물이 존재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기획이란 분야가 아닐까 한다.
관성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