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지불할 수 있는 가치의 범위는?
사람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수중에 돈이 없는 경제적인 문제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설령 주머니 속에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판단에 따라 지갑의 열림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에는 각자가 가지는 일종의 기준 같은 것이 있을 것 같다.
출처: Pexels.com ⓒ2020. Kaboompics.com
만약 어떤 유료 서비스를 기획한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료 서비스라고 한다면, 어떤 점들이 포함되어야 할까.
첫 번째, 자신이 해야 할 일의 시간을 반으로 줄이거나 분량을 반으로 줄여줄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다.
식기 세척기는 써본 자와 안 써본 자로 나뉜다고 하지 않던가.
한 번만 써본 사람이 없다고 한다.
보통 식사를 다하고 쌓인 그릇들을 보면 한숨 나올 때가 많다.
그리고 싱크대에 서서 1시간 동안 설거지를 해야 할 생각에 벌써부터 하기 싫고 한숨만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식기세척기로 1시간 동안 서서 해야 할 설거지를 단 몇 분의 초벌 설거지만 하면 그다음은 식기 세척기가 불려주고 세척해 주고 스팀으로 소독에 말려주기까지 한다.
해야 할 일을 반의 반으로 줄여준 셈이다.
두 번째,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다.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불필요하고 낭비라고 느껴지는 시간과 일은 단연코 집안일일 것이다.
가사를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폄훼한다기보다는 열심히 부지런히 열과 성을 다해서 노력하지만 티가 잘 안 난다는 의미다.
화장실 청소를 예로 들어 보자,
2시간 동안 세제로 찌든 때를 불려 가며 거침없이 솔로 밀어 봤자, 물 한 바가지 뿌리고 나서 보면,
"음? 깨끗해진 건가?"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 전문가의 유료 손길이 한 번 거치고 나면 몰라보게 환해지고 깨끗해진 화장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쓰는 장비와 소재를 비전문가가 쓴다 한들,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큰 기대를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줄 수 있는 판단할 것이다.
옛말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라는 말이 있다.
유명한 헤어디자이너도, 뛰어난 컷 전문가도 스스로 자기 머리를 어찌할 수 없다.
고데기 정도야 할 수 있겠지만, 고데기는 고데기다.
연출일 뿐.
어쨌든, 그들도 남의 손을 거쳐야 자신들의 헤어를 가꿀 수 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주는데 어찌 돈을 아니 지불할 수 있겠는가.
지불 가치는 주관적인 가치의 유무에 따라 좌우되기 마련이다.
본인이 가치 있다고 생각되면 그만큼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는 의외로 매우 냉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