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제349호(2026.2) 회보를 읽고
회보가 월 1회로 자주 오고 보낸 글들이 많아 회보가 두꺼울 때는 한 두 내용만 읽었다. 그러다 이렇게 글쓰기 열기가 작아졌는지 격월로 발간되고 얇아지니 마음이 더 쓰였다. 일요일 봄 햇살을 맞으며 거실에서 그래도 백 페이지 분량의 회보를 순간 쭈욱 단숨에 읽기에는 너무 깊은 내용들이 많았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이오덕 선생님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님 수업 중 알게 되었다. 현학적으로만, 어렵게만 쓰려고 하고, 번역투 문제체를 혐오할 무렴 살아 있는 글쓰기, 솔직한 글을 쓰는 게 절실했다. 그렇게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천하신 선생님이다. 그를 따르고 정신을 이어가는 이들이 만든 모임이 이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이다. 신규시절 연이 닿아 이 연구회에 가입했고 2007년, 2008년은 여름 글쓰기 배움터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이 회보 회원 글에 나오는 극 I 성향인지라 용기를 내어 참여했다. 당시 길었던 자기소개와 길상사 선생님과 피아골 연곡사 옆 00 분교 선생님을 연결해서 발표했던 기억이 난다. 신규회원인데도 뒤풀이를 늦게까지 함께하고, 안성 밧줄 타기와 농악대 공연은 잊히지 않는다.
#1
책내용으로 들어와서 첫 번째 함께 읽는 시 '늦잠'은 시대의 급변화하는 세태나 유행이나 흐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이들을 응원하는 시 같았다. "홍시를 꽃처럼 달고 겨울밤늦도록 이 새 저 새 불러 놀더구먼 매화꽃, 산수유꽃, 배꽃, 복숭아꽃, 목련꽃 시간 없다 정신없다 모두 서둘러대도 혼자 꿈쩍 않고 잔다. 마음 졸이며 졸이며 봄볕이 귓등에 대고 간지럽혀도 세상모르고 훤히 잔다. 감나무는."(시 늦잠 中, 글 이무완) 늦잠을 자고 혼난 첫째 아들 녀석 같았고, 성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큰 그릇은 천천히 만들어진다고, 늦잠을 자는 감나무처럼 홍시를 꽃처럼 달고 오듯 천천히 열매 맺는 기쁨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아들에게 이 시를 들려주고 싶다.
#2
이어 등장하는 우리말 바로 쓰기 '쉽고 또렷하고 아름다운 말(3)'은 부산글쓰기 회원이신 구자행 선생님의 순우리말 사랑을 볼 수 있는 글이다. '우천 시'를 어디에 있는 도시냐고 묻는 학생들이 늘어난다고, 이렇게 학생들이 어려운 한자말을 모른다고 최근 문해력이 화두로 등장했다. 그와 함께 한자교육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도 한자교육을 통해 문해력을 키우려 교재를 만든다고 한다. 농사꾼 입에서 나온 말, 아이들이 뛰놀면서 쓰는 말, 어렸을 때 고향에서 쓰던 구수한 입말이었을 것인데. 한글을 구하자고 행동하시는 선생님은 쉬운 말로 할 때 가장 깊은 데까지 생각이 다다를 수 있다고 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또 이렇게 다른 논리나 근거, 권위를 빗대어 이야기하는구나. - 그래 2022 개정교육과정 잘 만났다. 깊이 있는 학습을 하려면 학생들끼리 의사소통이 활발(이것도 한글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하려면 당연히 쉬운 말로 해야 이해가 빠르고 더 깊이 있는 이야기 나눔이 가능할 텐데. 한자교육으로 쉽고 말랑말한 순우리말이 밀려나지 않길 바란다.
순우리말을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확실하게 한자말보다 순우리말이 말랑말랑하고 듣기 좋다. 이해도 빠르고. 예를 들자면 '판가름하다'라는 낱말의 뜻풀이는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이나 이기고 지는 것 따위를 가리다.'이다.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순우리말을 두고 '권력자의 잘잘못은 뒷날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속단할, 감별해, 재단하지, 좌우한다'로 쓴다. 이걸 의식하지 않으면 전혀 문제 되지 않지만 이는 배운 사람들이 힘을 들여서 우리말을 마구 흐려 놓은 일이다. 일부러라도 우리말을 찾아 쓰는 노력을 해야겠다.
예시로 나온 여기에서 예시도 한자말인데 순우리말로 하면 '보기, 본보기, 예, 길잡이'를 찾을 수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야지. 그래야 배운 대로 쓴 것이다. 본보기로 나온 낱말 중 최근 삼월 한 달 아이들에게 초반 생활습관 만들기라는 이유로 많이 보이 내 모습을 형용한 낱말, 어찌한 낱말이 많이 나왔다. '윽박지르다, 다그치다, 닦달하다.' 윽박지르다를 강압하다, 강요하다. 위압하다, 종용했다로 표현하고, 다그치다를 재촉하다, 독촉한다, 강압하다, 강요하다, 촉구했다, 채근했다 등으로 표현한다. 오히려 이게 다양한 표현, 즉 유의어를 적극 활용한다는 면에서 의미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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