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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산 Jan 19. 2023

#16. 워크숍 - 움직이며 소통하기  

마을교사파견해봄일지 3- 긴장되었을 땐 소통도 딱딱해진다 

  1월보다 3월의 봄꽃이 한 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3월 인사발령으로 나를 포함해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서일까. 워크숍을 떠났다. 자연으로 가는 길 그래 '구례'로. 주요 프로그램은 용어가 생소한 '몸의 학교' 프로그램이었다. 신체 활용을 이용한 소통의 시간을 마련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한 차례 진행되었던 터라 다녀온 직원들은 처음인 이들에게 엄청 겁을 줬다. 군시절 유격훈련이나 화생방훈련 겁주듯이. 엄청 힘들었다고. 춤을 하루종일 추었다고, 둘이 멀뚱멀뚱 한 시간 동안 계속 이야기했다고. 허세와 과정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친 과장은 아니었다. 정말 하루종일 춤을 출 기세였다. 


  소통의 방법 취지는 이렇다. 보통 사람들이 낯선 사람을 만나면 긴장되고 경직돼서 말을 잘 못한다. 그래도 잘하는 이들은 잘하지만. 그래서 모임 장소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고 마음을 열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은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한다.    


  큰 주제는 000 미래교육재단 조직 세우기다. 작년 7월에 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 2차 워크숍을 한다. '나디우실 워크숍'이라고 한다. '나를 디자인하고 우리를 실행한다'의 약자다. 조직 발전과 개인의 자아실현 두 축을 고려해 진행한다고 한다. 


  첫날. 동그라미로 모여 출석확인을 한다. 함께 생활하고 나아갈 방향을 디자인한다. 여기서도 빠지지 않는 별칭과 함께 여러 차례 몸으로 만나고 소통한다. 막대기를 손바닥으로 힘을 유지해 떨어뜨리지 않기, 팔로우 팔로워 역할하기가 인상적이었다. 리드하는 자의 마음과 리드당하는 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성격이 나온다. 급한 사람은 격하게 끌고 가고, 또 너무 소심한 나머지 조심조심 진행하기도 한다. 리더 팔로워 움직임으로 지시하는 사람의 입장과 행동하는 사람의 입장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눈을 감고 누군가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또 스스로 수업시간 규칙정하기도 있었다. 이때 난 또 무슨 용기가 났을까 싶게 자연으로 가는 길 그래 구례를 왔으니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라는 건의를 했다. 3월에 온 신입이 팀원과 이 조직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연과 친해지려 한다고 생각했을까 싶다. 이 동그라미(서클)에서는 항상 빠지지 않는 게 이곳에서 나온 이야기는 항상 비밀을 준수하고 밖에서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걸 강조했다. 안전한 장소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2020년부터 근 2년간 마스크를 써서 얼굴의 절반을 잘 모른다. 눈웃음은 봐도 입웃음은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본 얼굴과 마스크를 쓴 얼굴을 구별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한 프로그램이 자화상 그리기였다. 숨겨진 얼굴을 찾게 해 줬다. 볼살이 없다. 마스크를 쓰면 얼굴이 아주 주먹 크기다. 


  다음은 넓은 강당에서 움직이는 놀이를 했다. 장풍 쏘기, 바람 일으키기, 거울놀이 등. 누군가는 바람이 되고, 낙엽이 되고, 연극놀이수업 같았다. 30여 명이 쉼 없이 왔다 갔다 했다. 이런 움직임이 긴장을 풀게 해 주고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마지막 체크아웃은 앞으로 계획과 방향설정이었다. 팀별 간 사업내용을 공유하고 자신의 계획도 선언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얻는 시간이었다. 난 이때 요리와 악기, 컴활능력 향상을 선언했다.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하기를 바라고 팀활동이나 전체 활동에 잘 스며들기를 바란다.  


  "견딜만 합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일대일 대화가 가장 부담스러웠다. 소통의 시간이 짧은 지라 둘이 대화하는 건 어려웠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향형인 난 쉽지 않았다. 이렇게 마을교육공동체도 공식적인 소통 보다 이런 무의식적인, 격이 없는 소통이 많아져야 한다. 토론이나 사업, 행사보다 놀이, 수다, 등 잠재적 과정. 무의식의 과정이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바쁜 시대 기다려주지 않는 시스템이 아쉽지만. 마을이라는 단어가 정겨운 이유는 이런 수많은 무의식적인 소통이 쌓여 만들어졌겠지. 어렸을 적 매일같이 친구들과 뛰놀고 논과 숲, 강을 거닐면서 무의식적으로 친해지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시간이 부족하겠지. 그래서 내린 결론은 걸어 다녀야 한다. 주위를 자세히 보고 무의식을 쌓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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