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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Feb 07. 2022

태양광, 풍력만큼 중요한 천연가스

천연가스의 시대가 왔다, 당분간

# 천연가스의 시대


인플레이션의 시대다. 왼쪽은 미국, 오른쪽은 한국의 물가상승률이다. 미국은 7%, 한국은 4% 가까이 상승했다.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비싸진다. 임금, 물류비,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다.


왼쪽 미국 물가상승률 / 오른쪽 한국 물가상승률


에너지 가격도 한몫한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건 값이 오른다. 생산비용이 올라서다. 전기 가격 상승은 생산비용 상승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에너지 가격은 왜 오를까? 에너지 원료 가격이 올라서다.


요새 많이 상승한 '에너지 원료' 중 하나가 천연가스다. 천연가스는 석탄, 석유와 함께 화석연료라고 불린다. 3가지 화석연료 중 가장 비싸다. 요새 더 비싸졌다. 2020년에 대비 3배 뛰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


이렇게 비싼 연료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진다.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의 전망이다. 천연가스는 2040년까지 견조한 수요를 유지한다. 아래 그림을 보자. 천연가스는 20년대에는 연간 0.8%, 30년대에는 0.2% 증가 후 40대부터 감소세에 접어든다. 37년에 수요 정점을 찍는다.


global gas outlook 2050_final.pdf (mckinsey.com)


천연가스는 석유, 석탄 등 다른 화석연료 대비 탄소배출량이 적다.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을 화석연료가 바로 천연가스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에너지원이다.


오늘은 천연가스에 대해서 좀 정리해본다.




# 천연가스가 뭔데?


천연가스는 메탄, 에탄을 중심으로 구성된 가스다. 어렵다. 대신 LNG라고 하면 어느정도 안다. 도시가스라고 하면 많이들 안다. 도시가스가 대표적인 천연가스다. 그리고 천연가스는 저장 형태에 따라 LNG, PNG로 나뉜다.


LNG(Liquefi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를 액화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이다. 천연가스를 액체상태로 만들고, 배로 운송한다. 유럽은 다르다. 유럽은 러시아와 파이프라인을 연결했다. 파이프를 통해 기체상태로 공급한다. Piped Natural Gas, 즉 PNG다.


왼쪽은 LNG 선박 오른쪽은 PNG 파이프라인



앞서 언급했듯, 앞으로 천연가스는 더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더 중요해진다. 탄소중립 때문이다.


지구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100이라고 치자. 에너지를 만드는 원료를 살펴보면, 석유가 41% 석탄이 7%다. 천연가스는 16%, 전기가 19%다. 탄소중립 시대다. 비중이 제일 높은 두 개의 원료, 석유, 석탄이 사라져야 한다.


World total final consumption by source, 1973-2018 – Charts – Data & Statistics - IEA


이걸 전기가 메꿔야 한다. 어려워보이지만 간단하다. 석유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 탄다. 석탄 대신 전기를 활용해 철강을 만든다. 가스레인지말고 인덕션을 쓴다. 하여간 앞으로는 '전기'를 활용해서 에너지를 써야한다.


그리고 그 전기는 '깨끗한 전기'다. 석탄, 석유로 만드는 전기말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다.  


그럼에도 화석연료는 천연가스는 확실히 남아있을 거다. 단순히 석탄, 석유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왜 그럴까?




# 전기의 변동성을 잡아준다


전기는 예민하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이 항상 균형이어야 한다. 안그러면 정전이 온다. 큰일난다. 작게는 냉장고 음식이 썩는다. 공장도 멈춘다. 반도체 공장 재가동만 몇달 걸린다. 병원에서 정전나면? 인명사고다.


바람과 태양이 생산하는 전기, 아름답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바람과 태양은 인간이 조절할 수 없다. 이게 문제다. 수요에 맞춰 생산하기 어렵다.


예상보다 날씨가 좋을때는, 다른 발전원이 꺼져야 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다른 발전원이 켜져야 한다. 원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원자력은 껐다 키는데 하루걸린다. 한시간 단위로 출력조절하는게 불가능하다.


그러면 남는건 석탄이나 석유다. 얘네들은 전기 수급을 고려해 발전량 조절이 가능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얘네 쓰면 안된다.


아래는 전세계 발전원이다. 전체 발전량 비중은 석탄 30%, 가스 20%, 수력 15%, 원자력 10%대다. 최근 태양광, 풍력이 올라오고 있다. 그래도 아직 10%가 안 된다. 앞으로 이게 몇배 이상 늘어난다.


Electricity Mix - Our World in Data


결국 천연가스가 남는다. 유럽도 천연가스와 원전을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인정했다. 전기 입장에서, 천연가스는 기후의존도가 높은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핵심 자원이다. 탄소중립이 가속화되면서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 핵심 이동원


이뿐만이 아니다.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큰 배' LNG로 움직인다.


아래 표는 석유의 활용처다. 제일 큰 영역이 Road다. 자동차다. 이건 전기차로 대체된다. Navagation은 선박이다. 그간 석유를 많이 썼다. 이제는 LNG추진선으로 바뀐다.


Final consumption – Key World Energy Statistics 2020 – Analysis - IEA


국제 규제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를 공표했다. '12년 기준, 선박은 전세계 이산화탄소의 2.2%를 차지했다. 이걸 줄인다는거다. 석유 덜 땐다. LNG 등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선박을 움직이라는 주장이다.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24810&lang=


물론 수소로 움직이거나, 전기로 움직이거나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건 LNG다.


앞으로 LNG 사용처는 늘어난다. 이거, 어디서 만들까?




# 어디서 만들어질까?


LNG 생산량 현황이다. 미국, 러시아, 이란, 캐나다, 카타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몇몇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걸 볼 수 있다.


IEA Energy Atlas


몇 가지 재밌는 추축을 해본다.


중국도 탄소중립을 한다. 재생에너지 엄청 짓는다. 20년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신규로 261GW 설치됐다. 중국이 절반을 넘는 136GW 지었다. 원전도 향후 15년간 150기 추가 건설한다.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LNG가 더 필요하다. 자국에도 있긴 한데, 더 많은 양을 수입해야 한다. 미국이나 러시아는 안 믿는다. 그러니 '자원외교'를 한다. 이게 '일대일로'다.


미국이 중동에서 발 뺄 수 있었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석유의 영향력은 더 강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전에는 석유가 없으면 전쟁도 뭣도 안되니까, 안정적인 석유 생산처, 안정적인 중동이 필요했다.


이제는 아니다.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제1의 석유,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석유의 중요성은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굳이 중동에서 발이 묶일만한 이유가 있을까?


우리나라는 좀 머리가 아플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섬이다. '깨끗한 에너지'만큼, '안정적인 에너지'도 중요하다. 아래 그림의 빨간색은 LNG 수출국, 초록색은 LNG 수입국이다. 20년 기준, 우리는 전세계 6위에 달하는 LNG 수입국이다.  


IEA Energy Atlas


앞으로 LNG가 더 중요해진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나라에도 그렇다. 안정적인 수급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게 안되면,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도 험난해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기 수입이 불가능하다. 다른 나라보다 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 유럽은 전력망이 연결되어 있다. 한 국가의 전력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나라로부터 끌어다 쓸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안 된다. 북한, 중국, 일본과 전기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 알아서 잘 해결해야 하는 섬나라다. 바람과 태양이 좋아야 한다. LNG 수입도 잘되어야 하고, 원전도 문제없이 돌아가야, 전기가 잘 만들어진다.




# 천연가스도 사라진다, 나중에


물론 천연가스도 나중에는 사라진다. 천연가스는 여전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천연가스 설비에 CCUS기술을 탑재하든가, 아니면 수소발전으로 전환할거다.


그리고 이때의 수소는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으로 만들어질거다. 수소도 나중에는 수출, 수입상품이 될 거다. 중동애들이 그걸 하려고 한다. 석유 대신 수소를 수출하는, 그런 나라가 되겠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 아람코 지분을 추가 상장하려는 것도, 석유 기업 상장을 통해 끌어모은 돈으로 재생에너지 설비 짓기 위해서다.



이건 그래도 나중 일이다. 당분간은 천연가스가 중요할거다. 러시아가 저렇게 유럽에서 깡패짓을 해도, 독일은 쎄게 반항은 못한다. 유럽 천연가스의 3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천연가스가 없으면 전기가 없다. 전기가 없으면? 원시시대로 간다. 원자재가 없다면, 한 나라는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요즘처럼 국가간에 자꾸 싸우면, 원자재 확보도 '전쟁'이 된다. 우리나라는 잘 살아남아야 한다. 잘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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