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얼마 안 남았는지 내년 총선에 관한 기사가 벌써부터 자주 등장한다. 기사들을 보고 있다 보니, 문득 작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주말에 출근해서 열심히 기록과 씨름하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로스쿨 동기 변호사로부터 카카오톡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형님, 사랑합니다. 저 이번에 도의원 출마해요.”
동기의 “이번에”는 2022년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말하는 것이다. 메신저로 선거 홍보 사진도 보내왔는데, 후원금 계좌가 기재되어 있었다. 괜한 장난기가 발동해서 “나도 사랑한데이, 자슥아. 그런데, 나는 너랑 다른 노선이자노.”라고 했다.
그러자 동기가 “아이코, 그렇지요.”라며 짐짓 모른 척을 한다. 카카오톡 대화는 잠시 중단되었다. 잠시 고민하다 후원금 계좌로 5만 원을 이체했다.
선거일 다음 날 인터넷을 뒤적거려 보니 그 동기는 당당하게 당선이 되었다. 그래, 지지정당과 가치관이 다르면 어쩌겠는가? 동고동락한 동기인데, 철천지 원수(徹天之怨讐)가 아니라면 축하하고 응원해 줘야지. 세상을 살다 보니, 동기만큼 편하고 부담 없는 존재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오랜만에 만나서도 그 시절의 나와 동기가 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스럼없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큰 부담 없이 소소한 부탁을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