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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dernez Feb 18. 2019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향수, 어디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질까?



향을 병에 담아 하나의 향수가 만들어 지기까지, 조향사의 창의성은 끊임없이 발휘된다.

어디서 영감을 받아, 그 모티프를 어떻게 향으로 표현하고, 또 어떻게 스토리텔링화 하는지.. 조향사의 아이디어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향수는 예술작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향수에 담긴 메시지나 조향사의 철학도 같이 알아두면 향수에 대해 좀더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 까 라는 의도에서, 이번 글은 향수의 inspiration - 영감에 대해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뮤즈에 의해 영감을 받은 향수
출처: PINTEREST, FRAGRANTICA

L’intedit by GIVENCHY in 1957

오드리 햅번을 뮤즈로 영감을 받아 디자이너 휴버트 지방시에 의해 기획되고 조향사 프란시스 파브론에 의해 만들어진 향수이다. 지방시가 오드리 햅번과의 관계를 ‘a kind of marriage’ 라고 말했을 정도로 둘은 디자이너와 뮤즈 그 이상의 관계였다. 그녀의 삶과 그녀 자체를 향으로 담아 만든 정말 오드리 햅번 만을 위한 특별한 향수였다. L’interdit 는 영어로 ‘forbidden - 금지된’ 을 의미하는데, 지방시가 이 향수를 대중들에게도 판매해도 되는지 햅번에게 물어봤을때, 그녀는 “Je vous l’interdis!’’- “I forbid you’’ 라고 농담삼아 얘기 했다고 한다. 몇 년후 오드리 햅번은 본인을 위해 만들어진 향수 l’interdit의 광고모델이 되어 역사상 최초로 향수 광고에 등장한 여배우로 기록되었다. L’interdit 는 플로럴 알데히드 계열 향수로, 파우더리하며 섬세한 느낌의 플로럴 향수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작년에 출시된 L’interdit는 조향사들에 의해 새롭게 포뮬레이팅 된, 오리지날 버젼과는 다른 향수 이다.


장소에 의해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향수
출처: http://www.pariscotejardin.fr, 위키피디아


Jardins de bagatelle by GUERLAIN in 1983

파리의 볼로뉴 숲 끝자락에 위치한 bagatelle 공원은 원래  마리앙투와네트 여왕과, 루이 16세의 동생 count of artois 가 누가 더 빨리 성을 짓는지 내기하는 데에서 만들어 졌다. 꽃과 식물들로 가득찬 bagtelle 공원은 18,19 세기에 이르러 사람들에게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700종이 넘는 장미가 피는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장 폴 겔랑은 Jardins de bagatelle 향수를 탄생시켰다.


색에 의해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향수  
출처: http://www.atelierluxdesign.com, 팬톤 공식 홈페이지

Harmony by FIRMENICH in 2016

올해의 팬톤컬러는 매년 패션계와 예술계에서도 핫 이슈이다. 향료계와 많은 향수회사들 역시 관심있게 보는 화제 중 하나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료회사 Firmenich 가 2016 팬톤컬러인 PANTONE 15-3919 세레니티와 PANTONE 13-1520 로즈쿼츠의 두 가지 색에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 Harmony를 공개했다. 2015년에 올해의 조향사 상을 수상한 Nathalie Lorson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특이한 점은 Firmenich만의 스페셜티 인 Centifolia Rose, Crystalline Musk 그리고 Velvety Incense를 베이스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향수의 담긴 메시지는 여느 향수들과 달리 굉장히 추상적이다. 전형적인, 아주 진부한 젠더코드(성역할)에서 벗어나, 무중력과 자유에 대한 예찬을 나타냈다고 한다. 지금 이순간의 아름다움과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 내면의 평화, 웰빙 그리고 만족감에 대한 비젼과 사고방식을 상징한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그 속에서 우리가 숨쉬는 공기. 너무 뻔하고 당연한 것들이지만, 누군가는 그 속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단순하거나, 진부하거나 혹은 복잡하거나.. 이러한 연속적인 창조의 과정 속에서 얻어진 하나의 예술작품을 단발적 시향으로만 평가하기 보다는,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받아 만들어 졌는지 그 배경을 알아가는 데서 향수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시작될 수 있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Editor. 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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