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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Apr 22. 2020

“사지 마세요, 그냥 즐기세요”

공간으로 성공한 브랜드

공간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심어 주는 과정을 스페이스 브랜딩이라고 합니다. 고객과의 접점인 공간으로 비즈니스의 인상을 구축하거나, 그 공간의 인상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 경험을 확장, 관리하는 활동입니다. 공간 콘텐츠의 소비, 경험 속에서 인지된 가치와 매력이 방문자의 무의식에 비즈니스의 가치로 저장되고, 향후 구매 행동에 장기적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공간 경험은 기업 비즈니스의 성공에 결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지금, 스페이스 브랜딩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공간은 어떻게 고객과 긍정적 관계를 맺고, 고객의 방문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본질에 집중하다, 닥터자르트 필터 스페이스

공간의 기능적 측면에서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스페이스 브랜딩 방식입니다. 접근성, 편의성, 쾌적환 환경, 시각적 만족, 공간의 의미 경험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닥터자르트 필터 스페이스 Ⓒ닥터자르트

한국의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브랜드의 인상이 구축되지 않았을 때, 브랜드의 철학 ‘피부 본연의 건강’을 피부에 중요한 본질적 요소인 물, 공기, 빛으로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을 가장 정화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필터 스페이스’ 공간을 구축했습니다. 2016년 브랜드 론칭을 성공으로 이끈 첫 플래그십 스토어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차단된 화학 실험실 같은 공간으로 디자인됐습니다. 이 공간은 매 시즌 새로운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닥터자르트 는 더 나아가 현대인의 수면의 질이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건강에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숙면 연구소라는 공간도 구축했습니다. 공간으로 브랜드의 기능적 가치를 심미적 형태로 훌륭하게 인상 지은 사례입니다.


공간은 즐거움이다,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매거진


브랜드 공간이 고객의 체험이나 교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브랜드와 고객이 긍정적인 관계를 만드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는 고객이 공간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경험을 축적하는 자율적 행위, 고객 참여 콘텐츠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며 만족하는 소통적 참여, 그리고 특별히 마련한 이벤트 등에서 우연히 경험하게 되는 즉흥적인 사건에 만족하는 유희적 사건을 포함합니다.


무신사 테라스 아디다스 오즈위고 쇼케이스 Ⓒ무신사 테라스 인스타그램


한국의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는 2019년 9월 홍대 앞에 무신사 테라스를 열었습니다. 공간은 철저히 무신사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설계됐습니다. 전체 공간의 4분의 1만 기능적 판매의 공간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이는 온라인 스토어의 특성상 고객과의 직접적인 대면 접점이 없고, 브랜드 자체를 통한 고부가 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점을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고객은 무신사가 추구하는 ‘패션 문화’라는 가치를 오프라인 공간의 다양한 행사로 체험합니다. 고객은 공간에 머무르며 쇼핑 페스티벌, 영화 상영회, 라이브 공연, 식사, 패션쇼, 디자인 전시 등 무신사의 콘텐츠를 유희적 사건의 관계 가치로 경험합니다.



가치와 맥락을 추구하는 공간, 아모레 성수

아모레성수 외관 @아모레성수 인스타그램


의미를 기반으로 대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은 브랜드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합니다. 즉, 브랜드 공간이 고객 개인의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사회·문화적 가치, 공유 가치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모레성수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 성수는 2019년 서울 성수동에 개장한 체험만을 위한 대규모 공유 공간입니다.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성수동은 본질적으로는 화장품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공장 지대였습니다. 한마디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그러나 밀레니얼과 Z세대는 이 이질성을 쿨하다고 느낍니다. 아모레 성수는 과거 자동차 정비소의 공간적 흔적을 경계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중앙의 조경 ‘성수 가든’에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을 자유롭게 경험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고객들은 공유와 보존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품은 공간에서 체험에 몰입합니다. 아모레 성수는 ‘(화장품을) 바르다’라는 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화장품을 발라 보는 데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모든 공간에서 덜어내는 스페이스 브랜딩을 선보였습니다.



경험의 브랜드화, 젠틀몬스터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아이웨어 전문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브랜드를 처음 알리는 단계에서 공간적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구축하는 ‘경험의 브랜드화’ 전략을 택했습니다. 경험의 브랜드화란 브랜드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경험을 창조함으로써 고객이 브랜드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전략입니다.

젠틀 몬스터 홍대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 매장을 통해 세 가지 콘셉트를 일관되게 구현합니다. 예측 불가능함(unpredictable), 기이한 아름다움(weird beauty), 인식력(perception)입니다. 젠틀몬스터의 매장들은 각기 다른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더 로켓(THE ROCKET)’은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노인이 되는 과정 속 느끼게 된 열망, 맹목 그리고 갈등을 다룹니다. 2018년 문을 연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흰 까마귀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안경은 제품의 특성상 구매 전에 착용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매하려면 매장에 방문해야 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꼭 방문해야 하는 비즈니스라면, 고객의 방문에 투입되는 시간과 경비 등을 보상할 수 있을 만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젠틀몬스터의 선택은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젠틀몬스터가 제품 디자인과 개발에만 집중하고 공간 구축을 마지막 단계로 삼았다면, 적당히 유명한 외부의 공간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스토어를 만들었다면, 지금의 젠틀몬스터가 있었을까요? 공간을 비즈니스 브랜딩의 핵심 플랫폼으로 삼고 스페이스 브랜딩을 도전적으로 진행한 젠틀몬스터는 현명했습니다.



스페이스 브랜딩, 인상을 만드는 공간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의 브랜드가 깊이 자리 잡는 것은 머리의 이해보다는 마음속의 공감입니다. 이 진리는 수천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에게 한 말과도 같습니다.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강하다. 머리에 호소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지만, 마음에 호소하면 사람들을 지금 당장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고객의 마음에 호소한다는 브랜딩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한 것은 실행 방식입니다. 산업 시대에는 제품의 속성으로 고객의 마음에 호소했고, 정보 시대에는 이미지로 정체성을 호소했다면, 현재는 이야기와 꿈 같은 체험으로 고객의 마음과 감성에 호소하는 시대입니다. 체험은 고객이 브랜드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감성적 확신을 갖게 만듭니다. 그리고 즐거움뿐 아니라 만족감을 줍니다.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그 중심에 공간이 있습니다.


《스페이스 브랜딩》 전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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