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퇴사하세요.
틈만 나면 말을 번복하고, 거짓말을 퍼트려 평판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상사 때문에
초소형 녹음기를 검색한 적이 있다. 제품 리뷰들을 읽어보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 혹은 나보다 더한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문제가 있는 직급자, 임원, 상사는 어딜 가든 있구나 싶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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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간은 자신이 뭘 시켰는지 잊고 결과물이 이상하면 화를 내는 타입이었다.
주어진 업무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시 사항이 좀 께름칙하고 영 방향에 안 맞다는 판단이 들어
이야기를 해도 들어먹질 않았다.
본인이 해석한 게 맞다고 우길뿐이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지만 10에 10은 다 엉뚱한 방향이었다.
그리고 피드백이 안 좋으면 누구 탓?
아랫사람 탓이었다.
아랫사람이 업무 내용을 이해 못한 탓이다,
자기가 시킨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일을 해 벌어진 결과다 등
엉뚱한 소리를 여기저기에 하고 다녔다.
뭐 이 인간의 패턴을 대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그의 말에 반응해주는 사람은 적었지만,
그 인간이 혓바닥을 놀릴 때마다 진심 혀를 뽑아버리고 싶었다.
사장 낙하산으로 들어왔다는 소문이 있어
회사와 해결하지 않고 바로 노동청에 신고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했다.
그때 필요한 게 바로 녹음기였다.
자기 성질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는 게 일상이고,
네이버에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걸 굳이 대신 알아봐 달라고 한다거나,
본인이 맡은 업무를 미루다가 마감 날이 돼서 갑자기 떠넘기는 일 등
직장인 괴롭힘으로 신고할 건수들이 너무나 많았다.
신고하지 않은 건
회사에서 이 인간의 악행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제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굳이 버틸 이유가 없었다.
이미 녹음기를 검색해볼 정도로 기본적인 인성,
사람으로서의 마지노선이 안 된 사람과 일을 해야 하는 회사라면
떠나는 게 이득이다.
퇴사하면 내 손해인데, 왜 그래야 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하... 생각해보시라.
녹음기를 사게 만드는 그 사람이 당신의 상사인가, 동료인가, 부하직원인가.
위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사라면 퇴사를 추천한다.
그런 사람을 진급시키고 지속적으로 그 자리에 앉히는 회사라면
그 조직 자체가 암덩어리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사람을 임원 자리에 앉히는 회사에서
당신의 부당함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직장 생활 원래 그런 거라며 그 사람하고 잘 지내보라,
밥 먹으면서 잘 이야기해 보라 그런 되지도 않는 조언을 들을 수도 있다.
당신은 존중받으며 일 할 권리가 있다.
당신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상식과 예의를 갖춘 사람과 일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녹음기 따위는 검색하는 일이 없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