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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는인간 Dec 22. 2022

당신의, 인생 사진관

일본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배운 것들

10년 전, 지유가오카의 한 골목에 있는 작은 사진관에 

아이 둘을 데리고 젊은 엄마 아빠가 찾아왔습니다. 

첫째인 딸은 3살, 갓 태어난 아들은 3개월이라고요. 


아이들의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로부터 8년 뒤, 자리를 옮겨 더 이상 촬영 현장에 없는 저를 

애타게 찾으셨다고 합니다. 


그때 그 카메라맨은 어디로 갔나요. 

어느 지점에 가면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그렇게 간신히 연락이 닿아 감사한 전화를 주셨는데도 

둘째를 임신 중이라 촬영을 담당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또 한 번 그들 앞에 카메라를 들고 섰습니다. 


10년이 지나 아이는 셋이 되고, 부부의 눈가엔 보이지 않았던 주름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그들은 사랑을 했고 아이들의 눈동자는 빛났습니다. 


그날 제가 찍은 것은 사진이 아니라 

역사였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2022.12.17 sat

@인생을 찍는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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