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 몸과 정신을 뒤덮어버린 요즘의 나날,
열정도 희망도 없이 눈앞의 안락과 쾌락만 좇고있다.
눕고싶고 맛있는 것 먹고싶고, 경치 좋은곳 드라이브가고 싶고, 취하고 싶고
그 순간 순간의 휘발되는 즐거움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목마르다.
올 초 열정 가득했던 내가 이렇게 시나브로 무기력해지는 과정은,
한 편으론 사고하는 인간에서 본능에 충실한 동물이 되어가는 것과 같다고 느꼈다.
(물론 인간도 동물이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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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쾌락들은, 노력이라 칭하기도 힘든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큰 꿈과 높은 삶의질을 위해 준비했던 일련의 마라톤같은 플젝들은 더욱 더 막연해져만간다.
예전에 그렸던 n년후의 목표를 점차더 막연하게, 염세적으로 바라보는 내 모습을 애써 부정하려 본능적으로 더 생각을 안하고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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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하지만 당장의 베네핏이 없는것들은 밍기적대며 미루었고, 미루다보니 해야할 것들은 더욱더 눈덩이처럼 불어만갔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그것을 통해 얻는 일말의 즐거움 조차 빼앗아갔다. 온전히 쳐내야 할, 댓가가 불분명한 일덩이들로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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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감과 우울감이 없던 예전의 생기있었던 나를 돌이켜보면,
그땐 성취와 자존감, 그리고 깊은 사고가 있었고 가장 중요한 점차 성장하고 점차 좋아질거란 희망이 있었다.
여러 요인들로 지금의 내가 무기력 모드가 되었겠지만, 다시 시나브로 움츠린 어깨를 펴야할 때라는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래 힘내야지. 아니, 힘낼 수 있도록 다시 시스템 재가동해야지!!
오늘 하루도 영양가없이 여차저차 최소한의 의무를 수행하며 버텼지만,
더이상 이렇게 하루하루를 쳐내며 버티며 무기력하게 보내고 싶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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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반년만에 다시 두툼한 손가락으로 터덕터덕 키보드를 두들기며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