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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이 Jan 15. 2021

공무원이 어때서요?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직업을 향한 두 가지 시선


 5-60대 어른들은 흔히들 말한다. 자식들의 직업으로 공무원을 추천한다고. 안정된 수입, Nine to six로 정해진 칼퇴 인생, 눈치 보지 않고 쓰는 육아휴직. 이만한 직업이 어디 있냐고. 그리고 2-30대 갓 어른 들은 흔히들 말한다. 할 거 없어서 공무원 하지, 꿈이 공무원이라니 이 나라가 망해가는 거다. 나는 톡톡 튀고 꿈 많은 '90년대생'이기 때문에 공무원 같은 시시한 직업은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한 번뿐인 삶 즐길 거라고.


 사실 나도 나이 많으신 우리 부모님의 강력한 추천 때문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대학생이었던 나는 세상에 직업이 공무원밖에 없는 줄 알았을 정도로 부모님은 공무원 돼라 공무원 해라 소리를 입에 달고 사셨다. 살짝은 후회한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직업이 있는지 알아보고,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진로를 결정할걸 하는 생각도 든다. 공무원이 되기까지도 너무 힘들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나에게 맞지 않는 문제들 속에서 그렇게 나는 평범함의 대명사인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고,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인지도 생겼다. 과연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직업적 성취감 없이 안정성만을 가진 직업일까? 하고 싶은 게 없고 꿈 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직업일 뿐인 걸까?



업무로 사명감을, 업무 외적으로 자존감을 찾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최고야. 다들 아는 말이다. 그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공무원이어서는 안 되는 걸까? 나라를 위해 일하고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일하는 것이 하고 싶은 일이어서는 안 되냐는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직업은 돈을 버는 수단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며 그저 내가 헌신하는 기관이 사기업이냐, 공적인 기관이냐 하는 차이는 크지 않다고. 어차피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것은 똑같으니까 말이다.


 업무 외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직업 특성상 자기 시간이 많아서, 자기 계발을 하기 정말 좋다. 서른둘 아직도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매일매일 글을 쓰자는 작은 목표를 세운 나, 매일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고민 중이다. 안정적인 직업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여러 가지 취미를 갖는 중이다. 취미 발레를 시작했다. 발레를 하며 나는 정말 발레리나했으면 큰일 났겠구나 싶다. 정말 못한다. 하지만 발레 할 때 나는 너무너무 즐겁다. 나의 자아가 행복해하는 순간이 꼭 직업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을까를 깨닫는 취미 시간이다. 못해도 괜찮다. 내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렇게만 바라보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다. "쟤네 편하잖아, 일도 없고 꿈도 없잖아." 저, 누구보다 꿈 많고 하고 싶은 거 많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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