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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이 Jan 20. 2021

세상에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은 없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

대학생 때 갓 입학을 앞두고 '새터'라는 새내기 모임에 나갔을 무렵의 이야기다. 거기에서 나보다 한 살 많은 오빠가 나에게 호감을 표시했었다. 전화를 걸어 나에게 느닷없이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었고 술에 취하면 손을 잡고 나를 데려다 주기도 했었다. 나도 마음을 열어볼까 하던 그때, 그는 그렇게 한 달을 나를 가지고 놀고 갑자기 다른 여자랑 사귀겠다고 하더니 그 여자와 약 10년이 넘는 긴 연애 끝에 얼마 전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는 과연 나쁜 사람일까?


이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저런 쓰레기 같은 사람에서 나를 보호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저 사람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었다면 내 인생도 정말 안 좋은 영향을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그는 내 생각만큼 쓰레기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물론 나에게 한 짓은 정말 나쁘고 파렴치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만 나쁜 사람일 뿐이지, 10년을 연애한 그녀에게는 그는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처럼 모순적인 표현이 또 있을까? 한 사람을 선 또는 악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는 말인데, 과연 그럴 수 있냐는 말이다. 나 역시 세상을 살다 보면 '적'이 생기곤 했다.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다 마음에 안 들어하는 사람도 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 관계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무수히 깨닫게 된다. 나도 누군가에겐 정말 나쁜 사람이었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적인 그 사람에게 내가 나쁜 사람일지언정, 누군가에게 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부모님, 친한 친구들, 연인에게 말이다.


이미 오래전에 그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미운 마음도 관심이기에) 나도 누군가에겐 이렇게 미운 사람일 수도 있기에 더 이상 돌을 던지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저 나와 맞지 않았을 뿐이다 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고 앞으로 다른 누군가가 미워진다면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나에게만 나쁜 사람일 뿐,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뿐, 사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닐 거야.


사람 관계라는 것이 참 어렵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이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겠지만) 세상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고 그 다양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 맞추며 살 수는 없겠지. 결국 안 되는 걸 되게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기보다 '나'라는 사람을 찾아보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쓰레기 같은 짓을 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본다. 또한, 상처 받지 않는 하루가 되길 노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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