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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Jun 28. 2023

미혼모 자살 권하는 사회

효과있는 저출산 정책에 꼭 필요한 이 것

2018. 5. 14. 10:42


나는 미혼모나 싱글맘들이 자신이 미혼모나 싱글맘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아니하고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만약 그 안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의 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내가 남편이 죽고 나서, 이런 사실을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가만히 듣고 나서는

"경옥아, 근데 다른데 가서는 괜히 남편 죽었네, 어쩠네 하지마."
"왜?"
"그냥, 뭐 좋은 거라고 얘기해. 너한테 안 좋아."



그들이 내게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아마 혼자 사는 여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내가 상처 받을 것을 우려해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남편 그늘 없이 사는 여자들에 대해서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들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나도 모르는 바 아니니깐. 나 또한 내가 그런 얘기를 한다고 해서 좋을 것 없다는 것 당연히 알지만, 나는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으로 인해, 숱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어서 나를, 나 자신을 숨기고 싶지가 않다.



내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이기도 하고. 그리고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미혼모, 싱글맘들의 삶은 어느 한 명 한 명의 미혼모나 싱글 맘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 논의로 부각 시키는 횟수가 쌓여서, 사람들이 그들이 살아나가는 데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어야, 그런 일들이, 수백 번, 수천 번 쌓여야 비로소 조금씩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18년 5월11일에 국회에서 싱글맘의 날 컨퍼런스가 열린다는 것을 소식을 듣고 다녀왔는데, 나는 그래서 이날도 컨퍼런스를 듣다가, 말미에 플로어에서 질의응답을 할 때 손을 들고 얘기했다.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어린 아이 둘을 남겨두고 남편이 죽었을 때, 주부로 살던 여자가, 얼마나 위험한 환경에 놓여있는지, 그것이 죽음과 얼마나 가까운 환경인지에 대해서 아무도 모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사실은 컨퍼런스에서 발제자와 토론자가 얘기하는 내용을 듣고 있으니, 이건 좀 얘기를 해줘야겠다 싶은 것들도 있어서 이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보건복지부 입양 팀장님께서 나오셔서 말씀 하시면서 오늘은 싱글맘의 날이기도 하지만, 입양의 날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입양장려정책" 이라는 언급을 자주 하셨는데, 참 거북하기도 했고, (국내입양을 장려하기 위한 거라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입양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한부모라도 원가족에서 키우는 것을 장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체 정부에서는 원 가족에서 키우는 것을 입양보다 낫게 생각한다면서, 왜 입양의 날은 정부에서 만들고, 싱글맘의 날은 민간에서 만들어야 하는가? 왜, 정부에서는 보육원에서 160만원, 위탁가정에는 67만원, 입양가정에는 15만원 +20만원 심리치료비 등을 지원하면서 한부모에는 지원이 없는가?)


(한부모는 저소득을 증명해야만 13만원 지원해 주는데, 위의 보육원, 위탁, 입양 가정에는 저소득 증명 없이 지원해주고, 거기다 저소득 한부모가 기초 생활 수급자가 되면, 한부모는 그마저도 지원이 끊긴다. 그런데, 이 한부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것이, 현재 기준으로 최저임금보다 못한 임금을 받고 있어야만 지원을 해준다. 그러니, 그냥 기초 보장제도만 있을 뿐, 한부모 지원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말로 정부에서 입양이 아니라, 원 가족 우선 정책이라면, 이 지원금액은 거꾸로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90%의 모든 아이 있는 가정에 10만원씩 양육수당을 줄 정도로 돈이 있고, 보육원 160, 위탁가정에 67만원, 입양가정에 거의 30만원 가까이 지원을 해주는 것 보면 정부가 한 부모 가정 지원을, 돈이 없어 못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해주기 싫은 거다. 왜 여자 혼자 애를 키워. 그냥 입양 보내, 보기 좋게. 그리고 너는 재가 하던가. 뭐 이런 뜻이지 않을까? )



나는 미혼모 싱글맘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이 사회에 이들에 대한 어떤 편견이 있다면 그것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그 당사자들이 어떤 아픔을 안고 있는지 당사자가 말하지 않으면 1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가 이야기 해야 한다. 그게 이런 아픔을 가지게 될 미래의 어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내가 발표를 하고 난 다음에 자신도 미혼모 라면서, 얘기 하신 내용 많이 공감이 되었다고, 연락처를 받을 수 있냐고 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나는 별거 아니지만, 용기 내어 나를 드러내는 작은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리고 컨퍼런스가 끝나고, 발제자로 참여하셨던 프레시안 전홍기혜 기자께서 

"혹시 말씀해 주신 사연을 기사로 써도 되나요?" 

라고 물어 오셨는데, 나는, 

"그렇게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전홍기혜 기자님은 정말 내가 발표했던 내용의 거의 모든 부분을 정리해서 기사 앞부분에 정리해서 작성해 주셨다. 기사를 찾아보고 너무 감사했다.



"남편이 죽은 지 7개월 됐습니다. 아이는 33개월, 14개월 둘입니다. 남편이 갑자기 죽고 나니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 아이와 함께 살 방도를 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당하고 알았는데 제가 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저소득(월 148만 원)이라는 것을 증명을 해야 한 달에 13만 원을 지원해 주더라구요. 저소득이 안 되면 한 푼도 안 줍니다. 저는 전업주부로 살다가 남편이 아무 것도 남긴 것 없이 죽었고, 그나마 남긴 재산도 사업 빚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고, 소득이 0원이었는데, 아무도 저를 돌아봐주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포기하고 입양을 보내면 입양가족에는 입양수수료 270만 원도 지원해주고, 매달 15만 원의 양육수당과 20만 원의 심리치료비, 의료비도 전액 지원해줍니다. 또 제 아이를 위탁 가정에 보내면 그 가정에는 월 67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입양가정이나 위탁가정의 지원은 소득에 상관없이 다 줍니다. 또 보육원에 보내면 아이 1명당 월 160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저는 그런 혜택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나라에서 해외입양보다 국내입양이 우선이고, 국내입양보다는 원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우선이라면 적어도 저같이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엄마들에게 위탁가정이나 보육원에 보내는 것보다는 더 좋은 혜택을 줘서, 내가 아이를 안 버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남편이 죽고 나서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내 자식 내가 키우면 정말 안 되는 건가, 나라가 정말 입양을 장려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지만 저소득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떤 양육지원도 못 받는 이런 사람들을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하던데, 사각지대라는 말은 정말 온화한 말이고, 그냥 죽으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에 충청도에서 저랑 비슷한 형편의 한 여성이 세살짜리 딸과 함께 집에서 자살을 했는데, 2개월 뒤에 발견되는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위탁가정이나 입양가정 등에 해주는 지원을 보면 나라에서 돈이 없어서 지원을 안 해주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한부모 입장에서 정부의 마인드는 이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자식 네가 키우는 것은 난 몰라, 네 자식 네가 키우는데 정부가 왜 지원을 해줘야 해? 그런데 네가 자식을 버리면 다른 가정에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겠다.' 제 입장에서는 정말 이렇게 밖에 생각이 안 됩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싱글맘의 날' 토론회에 청중으로 참석한 김경옥 씨는 토론회 말미에 손을 들고 자신의 사연을 얘기했다. (정부에서 '한부모의 날'을 지정하기 전부터 당사자 단체들 중심으로 매년 5월 11일을 '싱글맘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가져왔다. 편집자)  

(☞관련기사 바로보기)  



그리고 나는 이 컨퍼러스 때 한 입양인의 얘기가 가장 가슴에 남았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시작된 해외입양.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군과 한국인의 혼혈 아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입양은 부모가 다 버린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생모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경우도 많았다는데, 시몬느 은미라는 입양인은 이날 토론에서 나중에 한국에서 엄마를 찾았으나 그 엄마는 이미 아이를 뺏기고 난 후에 삶을 버린 후라고 했다. 그래서 엄마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말 소름이 끼쳤는데, 더욱 소름이 끼치는 일은 지금도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으면, 병원에서부터, 입양기관의 입양권유를 받고, 응하지 않으면, 욕설을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실제 사례자들 다수)


아, 내가 남편이 죽고 나서, 

"아니, 이게 뭐지?
세상에 이 나라는 나보고 애기 키우지 말고 내 새끼 버리라는 건가?
내 애들 입양 보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진짜였다. 정말 법과 제도라는 것은 그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 담긴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 내 새끼 내가 키우면 아무 지원이 없지만, 내 새끼 버리면 숱한 지원을 해주는 나라는 정말 애기 버리라는 나라가 맞았다.


---




정부에서는 최근의 '히트 앤 방지법'(양육비 대 지급 제도)에 대해서, 독일과 같은 경우도, 미리 한 부모에게 정부가 양육비를 지급한 후, 비양육부모에게 그 양육비를 받아내는 것이 아주 힘들어서, 그 청구 회수율이 20%에 머문다면서, 재정적인 문제들이 고려된다고 답했다는데, 대체,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양육 한부모들이, 비양육 한부모에게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정부에서 받아내도 20% 대라는데..


사실 나는 주변의 이혼한 남자나, 이혼한 여자의 경우, 양육하지 않는 쪽 부모가 꼭 지급해야 하는 양육비보다 많이 지급하는 경우도 봤고, (자기 새끼니깐.) 그리고 아예 양육비를 선지급한 경우도 많이 봐서 나는 이혼의 경우는 헤어져도 그래도 아이에게는 부모는 둘이지만, 사별의 경우에는 정말, 정말 한부모인 거구나. 라고 만 생각하고. 이혼의 경우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세상에 정부에서 양육비를 미리 지급하고 난 후 청구해도 그 회수율이 20% 대라는데, 힘없는 한부모가 양육비를 받아내는 것은 대체 얼마나 더 힘이 들까?


아니, 이것은 더더욱 아이들의 원가족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정부가 양육비를 대지급 해야하는 이유가 되는 것 아닐까? 나는 나처럼, 사별 한부모처럼, 아예 남편이 없어서, 정말 양육을 혼자서 담당해야 하는 사람들 보다는 그래도 이혼은, 부모는 서로 헤어졌지만, 아이에게는 부모 둘이 생존해있으니,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세상에 이혼의 경우에도 얼마나 많은 양육 한부모들이 비양육 한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현재 50만원 정도가 이혼시 지급되어야 하는 최저 양육비라는데, 정부가 한부모에게는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이 정도의 금액을 미리 지급하고, 비양육 한부모에게 이를 다시 청구하는 제도가 정말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남편이 아예 없는 사별 한부모와 미혼모에게는 정부가 이 금액을 지급해서 정말 한부모인 사람들도 아이를 무사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많은 한부모들과 그의 아이들이 빈민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방법이다.



길거리에 나앉아야만 조금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길거리에 나앉지 않도록 도와줘야 하는 거다. 발전적인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출산율이 2.1 인데, 2017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05명이다. 나라의 소멸을 가져올 재앙과도 같은 이런 출산율은 바로 나라의 이런 정책이 가져오는 것이다. 출산율 제고 정책의 그 많은 예산은 다 어디에 쓰는 것일까? 대체. 



2023.06.28


사실 결혼 전 처녀 때에도 이계안 국회의원의 2.1연구소에서 잠깐 일하면서 저출산 정책에 관심을 두던 때가 있었는데, 내가 사별을 하고 나서는 더더욱 이런 정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정말 형편없다고 생각된 미혼부모, 싱글대디, 싱글맘 관련된 정책들. 

위에 적은 것처럼 정말 우리나라는 아이를 내게서 떼어 놓을 수록 정책을 많이 해준다. 


아이를 대신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거꾸로인 것이다. 


지금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하면서도 느끼는 게 정말 아이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들에게는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친정엄마 나 시댁엄마의 손길을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꾸 외부 기관에서 아이들을 보겠다고 하지말고, 아이들을 집에서 잘 돌보면서도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 하는 저출산 정책 관련한 것들 중에 아이돌봄서비스 라고 있는데, 이게 바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아이돌봄 서비스는 소득 수준별로 지원금액의 차이를 두고 있어서 , 고학력의 전업주부들의 사회 진출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 않을까 . 생각. 


진짜 저출산을 고민한다면 아이돌봄서비스 정부 지원액을 상향 통일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치 무상교육, 무상보육, 무상급식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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