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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Oct 25. 2023

4편. 리더가 기억해야할 것

“선배님 저 방은 뭔가요?”

“아~ 저기? 저 방은 회장님 방이야.”

“예? 회장님 방이요? 우리 회사에 회장님이 계세요?”

“그럼. 우리 회사에 회장님이 계시지. 몰랐어?”

“네.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아이~ 선배님 절 놀리시는 거죠?”

“하하 아니 내가 자네를 왜 놀려? 정말이야. 저건 회장님 방이야.”

신입사원인 김대만 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다른 선배들도 대만 씨의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같은 대답을 하곤 했기에 자신이 아직 만나보지 못한 회장님께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장님께서는 언제 회사에 나오시나요?”

“그렇게 궁금하면 사장님께 여쭤봐. 하하”

다들 사실인지 아니면 장난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알 듯 말 듯 한 대답만 하는 선배들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대만 씨는 회식이 열리는 날을 잡아 회식자리에서 다들 취기가 살짝 오를 때 기동찬 사장에게 손을 들고 물어보았다. 

“사장님, 저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어? 대만 씨 그래요 질문하세요.”

“회사에 회장님 방이 있던데 우리 회사에 정말 회장님이 계신 건가요?”

“하하하. 대만 씨가 그게 궁금했군요. 네 회장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전 왜 회장님을 한 번도 본적이 없나요?”

“회장님께서는 지금도 방에 계십니다. 제가 창업할 때 한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내가 시작했지만 내 위에 누군가 계시다는 사실을 한 시도 잊지 말자. 그래서 저 혼자 있었을 때에도 회장님 방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전 지금도 제 위에 회장님께서 계시다는 생각으로 그분을 의식하면서 저를 살피고 있습니다. 이제 대답이 됐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방식 저런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절제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하물며 기업에서 많은 멤버들을 거느리며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리더들이라면 더구나 더 그런 노력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표어에 담아 회사의 이곳 저곳에 붙여 두기도 합니다. 약간 과장된 듯 보일지 몰라도 사례에 나오는 기동찬 대표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결코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말자는 나름의 다짐을 저런 방식으로 표현했을 것을 생각하면 그의 진정성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어떤 리더는 자신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고객을 꼽기도 하고 어떤 이는 변화에 대한 적극적 수용을 꼽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도 스스로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글로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2009년 8월 12일 일본의 도쿄상공리서치는 창업 100년을 넘는 기업이 전국에 2만 1,066사이며, 창업 1,000년을 넘는 기업은 8개 회사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장수 기업이 일본에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영이나 종업원 중시 등 일본형 경영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5대 상인을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이 두가지로 요약된다고 <일본의 상도>라는 책에서는 말합니다. 그 철학은 바로 ❶고객이 보고 있다 ❷직원이 보고 있다 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회계파트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돈을 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사의 성향에 맞추어 경비사용의 패턴을 결정합니다. 즉, 누군가 통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성향에 맞추어 돈을 쓴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자신의 위에 상사가 없는 대표나 자신의 위에 오직 한 사람만 있는 임원의 경우 무분별하게 돈을 쓰는 경우도 왕왕 보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밑에 있는 직원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직원들이 리더가 돈을 쓰는 모습을 제법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속속들이 알지는 못할 지라도 리더의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압니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내 직원이 지켜보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돈을 쓰고 행동하는 경영자를 모셨을 때에 비로서 저는 리더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내 것이지만 직원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을 붙잡고 자기 욕심대로 사용하지 않는 모습. 비록 내 시간이지만 직원이 보고 있다는 의식하에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 직원이 보고 있기에 자신의 감정까지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절제하는 리더를 존경하지 않을 구성원은 없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이면에는 반드시 “고객이 보고 있다.”의 의식이 있듯이 건전한 기업문화의 이면에는 반드시 “직원이 보고 있다.”는 리더의 의식이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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