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웅이 집 May 02. 2023

요즘은 할머니의 시계로 산다

요즘은 할머니의 시계로 산다.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난다. 그럼 일찍 집을 나설 수도 있는데 뒹굴거리다 원래 나오는 시간에 맞춰 준비한다. 어차피 일찍 집을 나설게 아니라면 뒹굴 시간을 멍 때리거나 스트레칭, 책 한 페이지 읽는 시간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다. 그러다 아침에 책을 한 페이지라도 읽으면 기억이 잘 나는 효과를 발견(?)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인 건 확인했고, 청소년 시절에도 이랬음 지금 좀 편하게 살았을까 싶다 ㅋ 동시에 매일 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는 것도 책을 다시 폈을 때 체감한다 ^.^ 연속성의 힘이란.


오늘 아침엔 책까진 못 읽고, 짧은 시간을 쪼개서 뭔가를 하기보단 보리차를 따숩게 데워서 평소보다 5분 일찍 나가 느린 걸음을 청했다. 연휴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시간에 쫓기는 우당탕 떠들썩 무드로 가면 현타가 쉽게 오는 이유도 있고. 여유롭게 행동하는 게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해주는 거 같고, 내 케파 안에서는 조금 부지런히 구는 걸로 방법을 찾았다. 나는 이런 방법을 찾으며 사는 걸 좋아하며 만족하는 거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만의 방법이 있을 거 같다. (이런 저런 일 겪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진 바람에 세상이 두려울 게 없는 이들이 가진 여유도 좋아졌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서 아침에 좀 일찍 나와 동네 좀 걷다가 출근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방금 든다. 할머니의 시계가 잘 돌아가 준다면. 어차피 눈이 일찍 뜨여진다면 누워서 핸드폰 쪼물락보단 햇볕과 바깥공기를 쪼물락 거리는 게 여러모로 프레쉬할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보며. 날이 좋아 야외활동을 주말에 시간 내어하자고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종종 아침 공기를 맡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도 똑같은 방법이다. 킬링 타임 활용하기 좋아하는 1인은 출근길 버스 창 밖을 보다가 녹음 감상 타임에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


할머니의 시계 배터리가 오래 견뎌주길 바라며, 내겐 드물었던 시간이자 기회이기에 지금 활용할 수 있는 것들(날씨나 미뤄둔 일 등등)과 잘 버무려서 손목에 잘 차고 다닐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주민의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