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블레이더 Jul 19. 2024

햄릿

16세기에 나온 최고의 복수극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복수극의 교과서이자,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우유부단한 남자'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왕자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데 4시간(공연 시간 기준)이나 걸린다니, 현대의 액션 영화 주인공들은 이해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주인공 햄릿을 한번 살펴보자. 그는 마치 철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못 한 채 실존적 고민에 빠진 현대의 청년과도 같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그의 독백은 마치 중간고사 기간의 대학생 같지 않은가?

이 작품의 매력은 햄릿의 내적 갈등과 그를 둘러싼 궁정의 음모가 절묘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삼촌(새 아버지)은 햄릿의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다. 어머니는 너무 빨리 재혼했고, 연인 오필리아는 점점 미쳐간다. 이쯤 되면 우리도 햄릿처럼 유령을 보고 싶어질 지도 모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햄릿의 '미친 척하기' 전략이다. 이는 마치 현대인들이 SNS에서 자아를 숨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나는 미친 척 하는 거야, 정말 미친 게 아니라고!"라고 말하는 것 같다.


'햄릿'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동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고민하는 사람인가요?" 그리고 동시에 이 작품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복수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특히 누군가 애드립을 끼워 넣으면 더욱 그래요."


줄거리 요약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삼촌 클로디어스가 어머니와 결혼하고 왕위에 오른 것에 분노한다. 어느 날 밤, 햄릿은 아버지의 유령을 만나 삼촌이 자신을 독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햄릿은 복수를 다짐하지만, 확신을 갖지 못하고 미친 척하며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연인 오필리아를 멀리하고, 그녀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실수로 죽인다. 햄릿은 영국으로 추방되지만 돌아와 오필리아의 죽음을 목격한다.

최종적으로 햄릿은 클로디어스의 음모로 독이 든 칼에 찔리지만, 죽기 전 클로디어스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 햄릿은 친구 호레이쇼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숨을 거둔다.


주요 등장인물   

햄릿: 주인공. 지적이고 철학적이나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덴마크의 왕자.

클로디어스: 햄릿의 삼촌이자 새 국왕. 전 국왕을 독살한 범인.

거트루드: 햄릿의 어머니이자 클로디어스의 새 아내.

오필리아: 햄릿의 연인. 폴로니우스의 딸.

폴로니우스: 왕의 최측근. 오필리아와 레이어티스의 아버지.

호레이쇼: 햄릿의 충직한 친구.

레이어티스: 폴로니우스의 아들이자 오필리아의 오빠. 아버지와 누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유령: 햄릿의 아버지의 영혼.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 복수를 요구한다.


핵심 주제 및 모티프   

복수와 정의: 복수의 정당성과 그 결과에 대한 고찰.

행동 대 사색: 햄릿의 우유부단함을 통해 탐구되는 주제.

부패와 타락: 덴마크 궁정의 모습을 통해 드러나는 사회 비판.

연극성: 극중극, 햄릿의 광기 연기 등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탐구.

죽음과 내세: 해골, 유령 등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고찰.

외양과 실제: 햄릿의 광기 연기, 클로디어스의 위선 등을 통해 탐구된다.

감시와 첩보: 폴로니우스, 로젠크란츠, 길덴스턴의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

언어의 힘: 햄릿의 언어유희, 수사학적 기교를 통해 언어의 다층적 의미가 탐구된다.


사회적 및 역사적 배경

'햄릿'은 1600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며, 엘리자베스 시대 말기의 영국을 반영한다. 당시는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인본주의적 사고가 확산되던 시기였으나, 동시에 중세의 영향도 남아있었다.

종교개혁 이후의 혼란, 왕위 계승 문제, 복수극의 유행 등 당대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가장 길고 철학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각색되며, 문학,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 도덕적 딜레마, 행동의 결과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제공한다. 햄릿의 고뇌는 곧 인간 보편의 고뇌이며, 그의 질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 모두가 조금은 햄릿 같은 면이 있지 않을까?


당시 영국은 엘리자베스 1세의 통치 말기로, 왕위 계승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이슈였다. 이는 '햄릿'의 왕위 찬탈 주제와 연관된다. 또한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와 가톨릭 사이의 갈등, 그리고 중세적 세계관과 르네상스적 인본주의의 충돌이 작품의 배경이 된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길고 철학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다른 비극들과 달리, '햄릿'은 주인공의 내적 갈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현대적 심리극의 선구자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수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각색되어왔다. 프로이트는 햄릿의 행동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해석했고, 현대의 비평가들은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한다. 영화, 연극,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햄릿'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햄릿'은 복수극이라는 형식을 빌려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한다. 행동과 사색,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햄릿은 어느 정도,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전 11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