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어찌나 세게 잡고 있었던지
다시 쥐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영점으로 만드는 일
많은 일들을 붙잡고, 짊어지고 살았던 터라
영점으로 맞추는 일도 쉽지 않았다
비우고 또 비워냈다.
아직도 비워낼 게 많지만
하나씩 비우고 비워낸다
계속해서 나를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채울수록 더 무거워졌다.
이제는 좀 가벼워지고 싶다.
심플해지고 싶다.
유연해지고 싶다.
공기처럼
바람처럼
바다처럼
물처럼
그저 자연으로 살 수는 없을까
꼭 움켜쥐지 않아도 되니까
움켜쥐려고 붙잡으려고 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