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폴란드 남부의 낮과 밤 6 July 2024
폴란드 남부 여행,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1일 : 베를린 > 크라쿠프 > 비엘스코비아와 (환승) > 고지스카
2일 : 고지스카 - 슈테크 - 지비에츠
3일 : 고지스카 > 비엘스코비아와 > 크라쿠프
4일 : 크라쿠프 > 베를린
친구 네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날 아침. 아침 먹으려고 계란 삶고, 커피 끓이는데 왠지 모르게 주방이 귀여워서 한 장. 열심히 아침을 준비해 준 친구 덕에 아침은 늘 맛있고 든든히 먹을 수 있었다. 모카포트로 끓여준 커피도 너무 맛있었고.
오늘 역시 느긋하게 맞이한 아침. 천천히 떠날 채비를 하고 하나 둘 밖으로 나오는데, 담장을 넘어 친구네 마당을 거닐 고 있는 공작새님 ㅎㅎ 그래도 며칠 묵으며 인사를 나눴던 동네 주민분들이 떠나는 걸 우리보다 더 아쉬워하며, 본인 정원에서 직접 딴 블루베리, 닭이 아침에 낳은 달걀 등을 챙겨주셨다. 시골의 인심이란 만국 공통이구나-
그렇게 이웃분들과 인사를 마치고 비엘스코비아와로 출발.
다시 크라쿠프로 넘어가기 위해 (오늘 저녁은 크라쿠프의 에어비앤비를 미리 예약해두었다) 버스를 타는 비엘스코비아와로 이동.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여유가 있어 반나절, 비엘스코비아와를 둘러보기로 했다. 역시 Z양의 가이드하에 ㅎㅎ
친구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이 있어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 전 간단히 요기를 하러 갔다. 사실 나는 아침을 먹은 배가 아직 꺼지지 않아 먹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Z양이 자기도 아직 배가 부르다고 해서 둘이 하나를 나누어 먹기로 했다.
속 재료가 든든히 채워지고 치즈가 얹어진 바게트 빵 같은 것이었는데 꽤 맛이 좋았다. 다른 친구들은 맥주를 마셨는데, 나는 그냥 달달한 게 마시고 싶어서 라벨이 귀여운 음료를 골랐다. 왠지 익숙한 베를린 감성이 느껴지는 곳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 타임. 오후가 될수록 날이 점점 더 더워져갔다. (이날 날씨 정말 더웠음...)
날도 덥고, 친구가 근처에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고 하여 다 같이 우르르. 시원한 걸 물고 돌아다니니 더위가 좀 가시는 듯했다.
날도 덥고, 밖을 계속 돌아다니긴 힘들어서 가까이 있는 애니메이션 뮤지엄에 들렀다. 오래전 이곳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들도 볼 수 있고,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예전에 사용하던 기술들이나 카메라까지 볼 수 있어서 의외의 재미가 있었던 곳. 가장 특이했던 것은, 공간마다 큐알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곳이 5개 정도로 각 구역마다 흩어져 있는데, 그곳에 큐알코드를 찍으면 각 단계마다 음악, 캐릭터, 배경 등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스크린에 뜬다. 내가 선택한 요소들에 따라 상황이 만들어지는 나만의 애니메이션 만들기! 나중에 큐알코드 찍고 이메일 등록하면 내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별거 아니지만, 꽤 재미있었던 경험. 다섯 명이 각각 다른 선택을 해서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도 흥미로웠다.
애니메이션 뮤지엄 구경을 마치고, 버스를 타기 전 리틀 비엔나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둘러보기로 했다. 특별한 것이 있다기보다는 그곳 건축물들이 상당히 아름다웠던...!
실제로는 너무 더웠지만, 그래도 쨍한 파란 하늘 아래 아름다운 건물들이 어우러져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이 계속됐다.
버스를 타고 크라쿠프로 돌아가는 우리와는 달리 Z양과는 이곳에서 곧 작별할 예정이라,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단체 사진을 어마어마하게 찍었다 ㅎㅎ 다섯 명이서 사진을 함께 찍는 마지막 순간들.
삼일 내내 우리의 가이드이자 드라이버, 통역까지 알차게 책임져줬던 Z양과는 그렇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물론 Z양도 베를린에 살기 때문에 종종 만나고,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ㅋㅋ)
비엘스코비아와에서의 반나절 여행을 마치고, 다시 2시간을 버스로 열심히 달려 돌아온 크라쿠프. 그래도 한번 와봤다고 괜히 반갑고 익숙.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 우선 에어비앤비로 직행. 사진에는 없지만 다락이 있는 복층의 넷이 사용하기에는 꽤 크고 넓은 공간이었다.
짐을 풀고, 잠시 휴식. 그 와중에 너무 덥다고 친구 하나는 샤워하고, 나머지는 여자친구랑 통화한다며 산책 나가고 ㅎㅎ 각자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다가, 역시 빠질 수 없는 축구경기 관람. 축구 좀 보면서 쉬다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저녁을 먹을 겸 거리로 나섰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노란 불빛들이 밝히자 더욱 아름다워진 크라쿠프의 밤 풍경들. 사진작가가 직업인 J군이 가져온 액션캠으로 재미있는 영상 찍는다고 거의 시간일 다 보냈던 ㅎㅎ 무슨 성당 건물 앞에서 누워서 사진 찍고 아주 난리가 났었다. (역시 내가 아는 스페인인 중에 가장 또라이는 너...ㅋ)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완전한 밤이 되자 날이 점점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더욱 사람들로 붐비는 크라쿠프의 밤거리. 스페셜티 카페가 보여 내일 와야지 하고 사진 찍었는데 결국 못 갔다. 아쉽-
이미 너무 늦어버린 시간이라 가려고 했던 레스토랑이 이미 주문 마감. 다른 레스토랑을 찾아 발걸음을 돌리는 광장에 음악이 울려 퍼지며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위를 쳐다보길래 올려다보니, 세상에 발레리나 두 분이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발레 공연을 선보이고 있었다. 중심잡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일 텐데 어쩜... 너무 멋져서 한참을 넋을 놓고 구경했다.
크라쿠프 예술 축제 기간이라 주말 내내 야외에서 크고 작은 공연들이 열리는 모양이다.
발레 공연이 끝나고, 더욱 늦어져 버린 시간. 대부분 레스토랑이 주문을 마감하고 문을 닫을 준비를... 우리의 배는 점점 고파왔고, Shawarma 샤와르마라는 이름도 생소한 메뉴를 선택 (나 빼고 친구들은 다들 아는 메뉴라 선택). 맛은 케밥과 비슷했다. 구운 고기와 야채, 그리고 소스를 또띠아로 감싸먹는 음식. 역시 유럽에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음식점은 케밥집뿐인가!
맛은 꽤 괜찮았다. 그러나 늦은 시간에 너무 과식 ㅋㅋ 양이 제법 많았다. 에어비앤비에서 포장해온 음식과 맥주를 해치우고, 피곤한 우리는 모두 일찍 뻗었다! (숙면)
ⓒ 2024. 지구외계인 The Earth Stranger, blog.naver.com/theearthstrange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