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돌아와 드디어 기다리던 하와이 가족여행을 왔다!
살면 살수록 느끼는 거지만 미국은 참 넓은 나라다.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ㅋ) 차라리 하나의 주(State)가 하나의 국가나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유럽에 작은 나라들이 이웃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나름의 공통점이 있지만 주마다 따로 법이 있고, 사는 사람들의 구성도 주마다 차이가 난다.
그러니 아예 바다 건너 태평양 한복판에 떨어져 있는 하와이는 미국 본토와 얼마나 다르겠는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끝까지 빛나고 또 빛나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추운 겨울 어둠과 눈 속에 살다가 따뜻한 곳에 오니 반갑다가도, 영원히 끝나지 않는 여름이 왠지 모르게 피로해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1년에 한두 번, 이렇게 중간 지점에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만나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내 꿈은 언젠간 하와이에 별장을 사서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하는 거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미국에 편한 거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그런데 그러려면 지금 뭐라도 해야 할 게 아닌가? 기왕 여행온 김에 사전 작업이라도 하기로 결심했다. 팔을 걷어붙이고 임장을 나간다 ㅎㅎ
하와이(호놀룰루) 부동산을 알아보면서 생각해 본, 고려하면 좋을 부분 몇 가지:
노후된 빌딩이 아주 많다. 와이키키 해변 근처 및 주요 관광지는 번쩍이는 빌딩이 넘쳐나지만, 몇 블럭만 북쪽으로 걸어가도 낡은 주택이 더 많이 보인다. 그런 집도 이미 $1M은 넘지만, 앞으로도 재개발은 넘쳐날 듯.
부동산세 (Property Tax)가 가장 낮다. 미국의 많은 주 중 가장 세율(0.32%)이 낮은 곳으로, 다른 주에 비해 1/4밖에 되지 않는다. 대충 따져보니 관리비 (HOA)도 집 가격 대비 낮은 편이다. 다른 유지 비용은 몰라도, 일단 세금과 관리비가 적다는 건 좋은 신호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비해 삶은 쉽지 않다. 스시 한 접시에 $50이나 하는 뉴욕 뺨치는 물가지만, 호놀룰루 평균 임금은 6만 불이다. 직업의 종류도 한정적이다 (관광업, 호텔, 서비스 업 위주). 그러다 보니 가끔 놀러 오는 사람은 많아도, 그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다. 고향이 하와이인 친구 한 명은 뉴욕에 있는 회사에 양해를 구해 재택근무를 하지만, 6시간이라는 시차에 맞춰 새벽부터 근무해야 한다.
경쟁이 만만치 않다. 사람 생각이 다들 비슷한지 에어비앤비 할 수 있는 매물이 나오면 눈 깜짝할 사이에 누군가 가져간다. 하긴 하루 숙박으로도 $500은 받을 수 있으니... 그리고 대부분 대출 없이 100% 현금으로 산다.
리스홀드(Leasehold)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리스홀드는 땅은 소유하지 않고 건물 자체만 30-40년을 장기 대여 하는 방식이다. 땅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기에 일반 부동산에 비해 가격이 훨씬 낮다. 환갑쯤 되어서 아예 리스홀드를 하나 사고, 그대로 40년을 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