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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빙스톤 Feb 11. 2022

찐 서울인들이 진심으로 생각하는 부산 사투리






나의 남편은 찐 서울인이다. 서울에서 나고자라 서울말밖에 쓸 줄 모르는 서울 촌놈이다. 그래서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굉장히 신기해하며 따라하고 싶어하는데, 요즘은 말끝마자 "했노.""그라나?"를 붙이며 본인이 표준어와 사투리를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네이티브 입장에서 본다면 굉장히 하찮다. 


어젯밤에도 

"리빙이 ~~~ 했노?"

"리빙이 ~~~~ 그라나?"

라며 되지도 않는 사투리를 구사하길래 물었다. 


"이제 울산에서 2년 살았으면 사투리 자연스럽게 쓸 때도 됐잖아."

"나 사투리 잘 쓰는데. 엄청 자연스럽지 않노?"


심지어 말끝마다 쓰는 "노"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사투리인지 모르겠다. 경상도 사람들은 저리 다정한 '노'자를 뒤에 붙이지 않는다. 


"그게 무슨 사투리야. 그냥 서울말 뒤에 '노'랑 '그라나'만 붙이는 거잖아."

"그래? 그럼 어떻게 써야 하는데?"


남편 회사는 울산에 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수도권 출신이라 진정한 부산 사투리를 배우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제부터 그 유튜버처럼 써봐. 우리 해루질 유튜브 보는 경상도 사람 있잖아."

"그건 싫어."


사투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던 곰돌의 입에서 냉정한 '싫어' 소리가 나왔다. 의외였다. 


"왜"

"그건 안돼. 그렇게까지 쓰고 싶지 않아."

"왜지?"

"그건...."


남편은 망설였다. 마치 이 말을 해도 되나를 고민하는 것 같았다. 미국이었다면 이것이 인종차별인지 아닌지, 혹은 지금 내뱉는 말은 그간 모두를 평등하고 존중해 왔다던 본인의 인격에 흠을 내는게 아닌지 고민하는 말투 같았다.


"그건 뭔데?"


나의 다그침에 곰돌이는 갑자기 진심을 내질렀다. 


"그건.... 너무 촌놈같단 말이야!!!"


미친건가. 뭐래는거야. 




바닷속 문어 잡는 방법! 부산 기장 문어해루질 How To Hunt Giant Octopus Underwater - YouTube

△ 클릭하면 남편이 저렇게는 쓰기 싫다고 했던 분이 나옴. 죄송합니다. 서울촌놈이 정신이 나가서 저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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