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빙스톤 Feb 13. 2022

프리다이빙에서 찾은 인생의 비밀 한 가지



제목이 좀 거창하다. 그럼에도 오늘은 내가 프리다이빙에서 찾은 <인생은 사소한 비밀 한 가지>를 말해볼까 한다. 사실 비밀도 아니고 누군가는 깨닫고 있는 것이라 거창한 제목에 조금 쑥스럽기도 하다. 

프리다이빙은 숨을 참고 최대한 깊은 바다를 여행하는 스포츠다. 스쿠버다이빙이 레저라면 프리다이빙은 스포츠의 일종으로, 자신의 신체능력 최대치를 측정해볼 수 있는 멋진 종목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오랫동안 숨을 참아야 하며, 바닷 속 깊은 곳으로 모든 두려움과 긴장을 버린 채, 자신을 믿고 갔다와야 한다. 

프리다이버가 믿어야 할 것은

- 내 신체가 오랫동안 무산소 상태와 높은 기압을 견딜 수 있다는 확신

- 깊은 바다 속 공포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상기 두 가지의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프리다이빙이 좀 더 쉬워진다. 









너는 얼마나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첨부터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연습만 하면 기량이 상승하는 쪽이었다. 근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레벨 1,2와 3까지 마무리하였고, 현재는 프리다이빙 마스터, 최대수심 34m, 숨참기는 3분 35초를 할 수 있다. 그간 레벨과정까지 어려웠던 점이나 문제가 된 것이 없었는데 마스터 과정 중 큰 벽 하나를 만났고, 그건 바로 <숨참기>였다. 

마스터과정은 3분 30초 이상 숨을 참아야 한다. 그게 나에게 어려울줄을 몰랐다. 34m를 2분 정도에 다녀오니까 가만히 숨만 참는것은 1분 30초정도 더 참는거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실패하는거다. 10번쯤 실패했을꺼다. 10번이란 것은 내가 수업을 10번정도 참여했고, 매번 숨참기를 했지만 매번 떨어졌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떨어졌을 땐 그냥 마스터과정을 포기해버릴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조금 쉬든지, 차라리 몇 달의 휴식기를 두고 다시 해보라고 했다. 3분 30초를 못 참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숨을 참는건 고통스럽다. 

몸 속에 서서히 이산화탄소가 쌓이는데 그 느낌은 손과 발이 찌릿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온 몸이 불타는 것처럼 달아오른다. 이산화탄소가 몸 속 세포 하나하나를 공격해 세포가 내지르는 비명이 나를 지배하는 기분이다. 죽을만큼 고통스럽고, 실상 숨을 오래참으면 죽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매번 숨참기에 실패했던 것은 신체적 고통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두려움' 때문이었다. 

마음속에 '할수 없다'라는 두려움이 자리잡으면 그때부터는 끝난거다. 나는 절대 3분 30초를 참을 수 없다. 무슨 말이냐면 숨을 참다보면 '할수없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오는데, 정말 그 생각이 들자마자 몸은 참을 수 없이 더 고통스러워진다. 수백번 연습을 하고 난 뒤 나는 저 사실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내가 연습했던 것은 웃기게도 '할수없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 이후에 나는 10초를 이상을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3분 30초 시험에 통과했지만 여전히 숨참기 연습을 한다. 하지만 요즘도 몸에서 느끼는 고통보다 내 마음속에서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공포감으로 포기하는 날이 더 많다. 많은 연습을 해도 여전히 그런다. 

어쩌면 우리의 능력 최대치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위대할지도 모르겠다. 그 한계까지 가본적도 없는 우리는 매번 일을 그르치기 일수인데, 그래왔던 건 실체도 없는 공포가 아니었을까. 실상 우리가 안된다며 지례 포기하는 이유는 신체가 가진 한계가 아니라 마음이 가진 한계점때문일 것이다. 

- 안돼

- 실패할 것 같아

- 이번엔 못할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난 거짓말처럼 매번 실패를 했다. 그것 단 한번의 예외가 없었고 저런 생각 이후에는 10초를 버티지 못했다. 

-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 잘하고 있어.

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독이며 1초, 1초를 나아갈 때 실패도 했지만 몇번쯤 내가 목표했던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든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비록 숨참기였지만 내가 그 생각을 가지고 목표를 이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작가의 이전글 찐 서울인들이 진심으로 생각하는 부산 사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