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g Mar 29. 2020

천 리길도 한 걸음부터

just do it 그냥 걸으면 돼 _ 재택근무가 힘들 때

''슈퍼마켓에 가거나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일이 천 리길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지더라도 사실해야 할 일은 정해진 목표를 향해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뿐이다."_ 우울할 땐 뇌과학 중에서


이것은 내가 최근 들은 말 중에서 가장 내 머리를 때리는 충격적인 말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매 순간 결정을 유보하는 일이 많았다.

전에 다니던 회사는 한. 중. 미 3국이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회사였다.

주로 우리는 중국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했고, 미국 사람들은 우리가 게으르다고 했다.


한국 사람이 게으르다고?

한국인들은 집에서 놀면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커피도 400번 저어서 먹고, 계란도 1000번 저어서 먹는데?

한국인을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

그리고 우리는 야근까지 하면서 항상 열심히 일했고, 미국 직원들은 보통 5시 퇴근하는 차에서 영상 통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간에, 퇴근하면서, "일단 나 퇴근 중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에 메일 보내 놔^^"라고 하면서 한국인은 다 게으른가 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근무 시간이 길었던 것은 물리적인 업무량 탓도 있었지만, 결정하는 걸 어려워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다. 항상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자 심사숙고하는 일이 많았고 그러나 보니 시간은 지체되고 미국인들의 시각에서는 답답해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등산을 할 때 우리는 해가지기 전에 목표한 지점에 갔다가 내려와야 한다. 우리에게 정해진 시간은 한정적인데 이 길이 맞을지 저길 이 맞을지 고민하다가는 해가져 버리고 그러다가는 목숨이 위험해진다. 차선의 선택이라 할지라도 일단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래 길어서 어디가 맞는 길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는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보다 현명한 판단이라는 말이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업무량을 떠올리고 있노라면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가 나를 압도한다. 게다가 집에서 일을 하라니, 총체적 난국이다. 일단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집에서 업무로 가는 길은 공간 분리만큼 쉬운 길이 아니다. 부엌에 널린 과자, 텔레비전 리모컨, 포근한 침대, 구독해놓은 유튜브 새 영상 알람, 이 유혹들을 뿌리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보는 일은 고문 중에 하나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마 지지난달쯤에는 꿈꿨던 일일지도 모른다. 재택근무나 하면서 살고 싶다.라고 말이다. 해보니 말같이 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습관만 잘 들이면 재택근무뿐만 아니라. 인생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의 키는 '결정하기'이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면 지금 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하고 싶을 때 하면 언제 운동을 하겠는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여러 가지의 해결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식사 메뉴를 못 골랐다면 지금 결정하는 것이다.

잠에서 깼을 때, 지금 몸을 일으키겠다고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스트레스는 잠에서 깼지만 일어나기를 유보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순간, 어려워 보이는 문제를 두고서 손을 놓아버렸을 때, 우유부단 해지는 순간에 발생한다.


지금 바로 결정하고 한 보 나아가기, 그리고 잊어버리기.

이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스트레스를 현저히 줄이고 휴식시간은 충분히 늘릴 수 있는 방향이다.



작가의 이전글 돛단배에 탈 것 인가? 크루즈에 탈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