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떠올리면
짙은 먹구름 속에 갇힌 기분이다.
AI로 무장한 로봇과의 전쟁,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인류 대멸종.
혹은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디스토피아.
일론 머스크가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슨 헛소리야?’가 아니라,
‘아마도 우리 가족은 화성으로 이주하는 그 행렬에
선택받지 못하겠지?’였다.
남편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일론 머스크가 밀어주던 도지코인을 사둬서
우리 아들이라도 화성에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얘기를 한 적은 있다.
어떤 영화에서 봤듯,
인류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필수 직업군을 빼고는
무작위 추첨번호로 화성행 티켓을 부여받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가장 정의로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평범한 나 같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Don’t Look Up(2021)’에 가깝지 않을까?
그저 지구에서 멸종을 맞이하는 것.
소수의 기득권과 절대다수의 빈민이 존재하는
디스토피아보다는 그게 좀 더 낭만적이다.
그런 생각들 때문인지
지금의 행복을 충만하게 누리는 게
나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마당에
아이를 무슨 대학에 보낼지, 무슨 직업을 갖게 할지
그런 건 사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이에게 행복한 기억이 많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고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아직까지는 마음에 중심을 잡고
행복을 추구하며
아이에게 독립심을 길러주며 살고있다.
어쩌면 다른 엄마들과 교류가 없어서
귀 닫고 사는 중이라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옛날부터 주관이 확실하다는 평을 듣기는 했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그럴 수 있을지는
아마도 가봐야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