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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Aug 24. 2024

꼭 가봐야 할 장소, 경교장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역사박물관을 가려고 계획한 당일치기 서울여행이었는데, 정동길 카페에서 점심을 먹으며 길응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경교장!

김구선생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 정도만 파악하고

가볍게 돈의문박물관마을 가기 전에 둘러봐야지 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의미 있고 좋았던 장소였다.


김구선생님이 광복 후 돌아가실 때까지 머물렀던  

장소면서 임시정부 인사들의 거처였는데,

이 장소가 더욱 특별한 건,

바로 이곳에서

김구 선생님이 암살을 당하셨기 때문이다.

2층 김구선생님의 방에는

김구선생님이 돌아가시던 순간 앉아있던 테이블,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창문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총탄자국이 그날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보게 한다. 사진자료와 영상자료도 잘 되어있어

울림이 컸던 공간이다.

아이도 엄마 아빠만큼이나 진지하게 살펴보고

질문을 쏟아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마지막에 들린 지하전시실이었다.

그곳에는 김구 선생님의 피가 묻어있는 옷이

전시되어 있었고

백범일지 초본 등이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낡은 회중시계 하나.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 전,

김구 선생님의 시계와 바꿔 가지고 가셨다고 한다.

그곳에 남아있는 윤봉길 의사의 시계가

목에 걸린 가시처럼 내내 불편하게 마음에 남았다.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

그들의 업적을 폄훼하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이루어지는 요즘 세태에 대해

남편과 나는 김구 선생님이 돌아가신 장소에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아이는 그런 상황이 된다면,

자기는 독립운동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했다.

엄마도 그런 용기를 내지 못했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어도 동포를 일제에 팔아넘기는 후안무치한 사람은 되면 안 된다고,

적어도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친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그리고 용기 내어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요즘 벌어지는 일들로 심란한 마음에

다음 달에 독립기념관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독립운동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김구 선생님이 돌아가신 장소에 서서 생각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가는 모든 사람들이

이 장소에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가지 않더라도

한 번쯤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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